유럽 사태·중공업 전망 악화
영구채 발행·계열사 구조조정
위기경영 나섰지만 전망 불투명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두산그룹과 STX그룹 계열사들이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할 정도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조선 기계 건설 등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반등 기미조차 없다.
최근 이들은 그룹내 경영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 위기 경영에 돌입했지만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엔진,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이 나란히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주사인 두산을 제외하고 그룹내 모든 상장사들이 급락한 것이다.
31일에는 두산엔진 등 일부 계열사가 일시 반등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이달초부터 두드러진 하락세다. 두산엔진은 월초 대비 주가가 16.15%로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는 14%, 두산중공업은 13% 각각 하락했다.
장기 건설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두산건설을 제외한 3개 업체는 올 1ㆍ4분기까지만해도 모두 52주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됐던 2분기부터 불안한 장세를 이어왔다.
STX그룹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지주사인 STX를 포함해 STX메탈, STX엔진, STX조선해양, STX팬오션은 이날 모두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유럽 위기 이후 이렇다할 호재가 마땅치 않아 2분기 이후부터 주가는 급등락 없이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STX메탈이 STX중공업을 흡수합병키로 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중순이후 반짝 상승했지만 이달들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다.
이들은 대부분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는 중공업에 뿌리기반을 두고 있다. 향후 경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불황의 폭이 크다. 유럽은 물론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좀처럼 회복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두산그룹과 STX그룹은 내부적인 경영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영구채를 발행하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중이다.
2007년 건설장비업체 밥캣 인수 이후 재무적투자자에 대한 채무를 갚으며 한숨 돌린 모양새다. 앞서 9월 두산그룹은 자회사가 보유한 버거킹 사업과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 등도 처분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말 두산인프라코어 부채비율은 376.2%로 2011년 말 대비 36.0%포인트로 개선될 것"이라며 "신종자본증권의 성공적 발행으로 4분기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이 302%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STX그룹은 계열사 구조조정을 추진해서 위기를 넘기겠다는 전략이다. STX그룹은 STX메탈이 STX중공업 흡수 합병하는 등 계열사 구조조정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STX OSV와 STX에너지 지분매각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발주시장 침체에도 STX조선해양 수주확대와 STX팬오션 벌크선 업황 개선되고 있다"며 "STX 그룹리스크는 우려 사항이나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