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 시장으로 떠올라...ZTE·화웨이 등 현지 업체 텃밭이라 부담 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사장)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중국 시장을 찾았다. 분기 기준 삼성전자 휴대폰 판매량이 1억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첫 행선지로 중국을 선택했다는 측면에서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전략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균 사장은 지난 27일 중국 시장 점검차 1박2일의 일정으로 현지 법인을 방문했다. 중국 출장에는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 이영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가 동행했다.
신종균 사장은 "중국 법인과 사업장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만났다"며 "창안졔 대규모 광고 실시와는 관계 없이 현지 사업 점검차 중국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신종균 사장은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인 27일 오전 중국 법인을 찾았다. 이번 중국 출장은 삼성전자 IM 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9%를 차지하는 등 통신 실적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직후 신종균 사장이 선택한 첫 출장지라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도 이달 중순 베트남에서 휴대폰 생산 전력을 점검한 후 중국을 방문했다. 신종균 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중국을 찾은 지 한 달도 안돼 다시 한 번 현지 사업장을 찾은 것이다.
삼성 수뇌부가 이처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전체 휴대폰 시장이 총 2억5510만대 규모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17.1%의 점유율을 차지해 노키아(24.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수년째 휴대폰 점유율 1위지만 중국에서는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합쳐 시장을 확대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후발 제조사의 텃밭이 중국이라는 점도 이 시장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ZTE, 화웨이 등 중국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토종 업체라는 이점으로 중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늘려나가는 게 특히 중요하다. ZTE와 화웨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9.5%, 7.9%다.
중국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애플도 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일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애플스토어를 열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직접 중국을 방문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앱스토어 내에서 위안화 결제를 허용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현지에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베이징 최대 중심가인 창안졔 총 171개 버스정류장에 광고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향후 최신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 TV 광고를 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균 사장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중국 시장을 찾은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이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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