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국내 1위 비료업체 남해화학이 임원 횡령·배임혐의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2만8000여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도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남해화학은 임원 조모 씨가 430억원 규모의 업무상 횡령·배임혐의를 받고 있다고 공시했다. 횡령금액은 자기자본의 11.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남해화학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이날부터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지난 8월 반기보고서 기준 남해화학의 최대주주는 지분 56%(2782만149주)를 보유한 농협경제지주다. 지난 3월 농협법에 따라 농협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로 분리되면서 최대주주가 농협중앙회에서 변경됐다.
이 외에 남해화학 임원인 박채홍 조업기술상무이사 공장장과 홍태규 관리상무이사가 각각 1만7500주(지분율 0.04%), 1만950주(0.01%)를 들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2000년 4월7일 남해화학 지분을 현재의 56%까지 늘린 이후 꾸준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왔다. 농협경제지주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소액주주 지분이기 때문에 이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남해화학의 소액주주 수는 2만8709명으로 총 2012만8546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40.52%에 달한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6월 K에너지 대표가 은행에서 발급받은 지급보증서가 가짜임을 알고도 이를 담보로 400여억원 가량의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이 회사에 공급하고 2억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974년 5월 설립된 비료업체 남해화학은 1995년 11월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최근 애그플레이션 우려로 비료주들이 급등하면서 지난 5월말 8640원에서 지난 15일 1만1050원으로 주가가 28%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기준 남해화학의 시가총액은 4908억원 규모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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