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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분쟁광물 규제, “원산지 철저히 확인해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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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OECD 이어 개별 국가 규제로 확산
전쟁·테러 막기 위한 방안
CSR 영역의 확대, 기업의 책임있는 행동에 초점
적극 대응하면 새로운 수출 길 열수 있어


美 분쟁광물 규제, “원산지 철저히 확인해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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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올해 초 미국의 애플, IBM, 델(Dell), HP 등 25개 주요 기업들이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기업 등에 분쟁광물 사용 현황을 요청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미 분쟁광물(Conflict Minerals) 규제’에 따라 사전 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분쟁광물이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등 자국내 분쟁 소요가 잇따르고 있는 국가들이 자원을 해외에 팔아 번 돈으로 무기를 구입하고 군인들을 고용해 자국민을 학살하는 등 반인권 행위에 사용되는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막기 위해 국제연합(UN)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 등이 제재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분쟁지역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는 전쟁자금이나 테러자금으로 유용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와 사용 규제와 유사한 규제가 서방 선진국으로부터 도입되고 있다.

◆미국 내년부터 법 시행= 가장 발 빠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2010년 7월 제정된 분쟁광물 조항(Section 1502)이 포함된 Dodd-Frank 금융규제개혁법안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2년 8월 22일 발표한 최종시행령을 발표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SEC 상장사는 2014년 5월 자신의 제품에 분쟁광물이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처음으로 공시해야 하는 직접적인 의무자가 되며, SEC 상장사가 보유한 전 세계 생산, 판매기지에 원재료, 부품, 소재, 반제품 등을 공급하는 한국의 수출기업도 2012년부터 SEC 상장기업으로부터 분쟁광물 사용여부에 대한 확인 요청을 간접적인 보고의무를 부과 받고 있다.


규제대상 광물은 콩고민주주의공화국 및 인근 9개국에서 생산된 주석, 텅스텐, 탄탈륨 및 금 등이며, 분쟁광물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했는지 여부에 대해 별도 보고서(Specified Disclosure Report)를 매년 5월 31일까지 SEC에 공시해야 한다. 한국 수출기업은 SEC 상장사의 보고 일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전에 실사 등을 요구 받게 되는데 올 초 미국의 25개 기업이 행동을 개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분쟁광물 규제는 휴대전화, 가전, 자동차 부품 등 수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직접공시의무가 있는 미국 상장사 뿐만 아니라 그 공급업체 등 하위 업체에도 분쟁광물 사용여부에 대한 확인요청을 통해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의 경우 2011년 기준으로 대미 수출액 상위 15개 품목이 총 대미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품목이 분쟁광물 규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美 분쟁광물 규제, “원산지 철저히 확인해 입증해야”

따라서 미국 내 전자·자동차·항공·방위산업 업체에 공급하는 한국의 반도체, 액정화면(LCD), 배터리, 전자부품,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은 사용된 광물의 원산지를 밝혀야 하며 분쟁 지역에서 생산한 광물의 사용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만약 분쟁광물의 사용여부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미국 상장사로부터 거래선 변경 등의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증했으나 납품하는 제품에 분쟁광물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 기업이미지 손상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삼정KPMG는 이번 법 시행에 따라 회사내에 분쟁광물 공시와 주로 관련된 부서는 미국 SEC 상장사라면 재무부서 혹은 IR부서가 되겠지만 한국 수출기업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책임기업 이슈를 다루는 CSR부서 ▲원재료, 부품, 소재, 반제품의 분쟁광물 사용 여부 및 사용량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구매부서 ▲글로벌 원재료, 부품, 소재, 반제품, 제품의 물류 흐름별로 발생하는 법규 준수를 담당하는 법령(Compliance) 부서 혹은 준법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법무부서 ▲기존 환경, 보건 규제인 탄소이력(Carbon Footprint)이나 신화학물질 관리제도(REACH)와 유사하게 공급망 전반의 물질DB를 관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환경·보건 부서 등이 관련 부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쟁지역에서 생산한 광물의 사용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회사는 법안 준수를 위한 내부조직 구축과 공급사슬 맵핑(예: 전자회로 기판의 경우 사용된 광물이 생산된 제련소까지 연결)을 통해 구매하는 원재료와 부품의 원산지를 파악하고 법안 준수를 위한 정책의 개발과 실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지침으로 미국 분쟁광물 규제 법안에서는 OECD의 분쟁광물 실사지침(Due Diligence Guidance)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기업은 분쟁광물과 관련한 내부정책을 정하고, 이를 공급망을 통해 규정 준수에 필요한 정보를 협조 받으며, 그렇게 수령한 정보내용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내부통제구조를 수립하고, 필요시 제3자를 통한 실사를 통해 수집된 정보에 대한 합리적인 확신을 달성하라고 지정했다.


美 분쟁광물 규제, “원산지 철저히 확인해 입증해야”


아울러 복잡한 공급망을 가진 산업이나 글로벌 수출기업은 기존 구매포탈을 통해 1차 협력사의 협조를 구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다 더 충실한 대응을 위해 정부, 협회 등 공공기관의 IT인프라 및 교육·이행·감독 등 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2~3차 협력사의 정보를 수집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삼정KPMG측은 설명했다.


◆CSR의 영역확대···소비자 신뢰 담보= 분쟁광물 규제법안은 미국의 기업규제 패턴이 정보공개 의무 중심으로 변화해가는 양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이는 강제적으로 분쟁광물을 사용금지하는 타율적 의무부과의 형태를 띄지 않고 제품 소비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업의 자율적인 분쟁광물 사용여부 및 감축노력을 공시하는 법령구비로 진행됐다.


더불어 미국 이외에도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이 분쟁광물 규제를 법제화하려고 하고 있어 분쟁광물은 조만간 글로벌 규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기업만 지키는 지역별 도덕성이 아니라 각국 기업들이 글로벌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UN, OECD 등의 선언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규제가 한국 수출기업에게 위협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삼정KPMG측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수출기업은 분쟁광물 규제에 대한 사전대비를 통해 글로벌 수출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나가야 할 것이며 이러한 규제는 단순한 추가서식 구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온적으로 대응한 중국, 대만 기업의 공급망은 흔들릴 것이지만 충실히 대응해가는 한국 수출기업은 이번 상황을 미국 SEC 상장사의 글로벌 공급망 시장점유율을 늘이는 절호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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