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간판 진행자인 지미 새빌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자가 300명으로 추정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런던 경찰서의 피터 스핀들러 서장은 이날 현재까지 구술 신고를 통해 130명, 서류 신고를 통해 114명이 새빌에 의한 성폭행 피해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스핀들러 서장은 대부분의 성폭행 사건이 새빌 단독으로 자행됐지만, 일부 사건의 경우 다른 사람들도 연루됐다고 말했다.
대다수 희생자들은 여성이며, 이들이 진술한 새빌의 범죄 사실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스핀들러 서장은 "우리는 그들이 진술한 것을 믿는다"면서 "희생자들은 모두 똑같은 것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새빌의 성폭행 범죄 신고가 잇따르는 것이 영국에서 아동 성폭행이 일반적인 범죄처럼 신고하는 표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의 국가아동학대예방협회의 피터 와트 아동예방 국장은 새빌 스캔들이 방송된 뒤 3주간 구조를 요청한 사람들이 6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4세의 나이로 사망한 새빌의 아동 성폭행 혐의는 최근 영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고있다. 이달 초 영국 지상파채널 ITV가 '새빌의 새로운 면'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또 이미 10달 전 BBC의 시사 프로그램 '뉴스 나이트'에서 새빌의 성폭행 의혹을 다룬 리포트를 준비했지만 사내 반대로 보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조지 엔트위슬 BBC 사장은 지난 23일 하원 문화위원회에 출석해 새빌의 성폭행 사건관 관련된 전현직 인사가 8~9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BC는 현재 새빌의 성폭행 사건과 뉴스나이트의 보도 누락에 대해 각각 조사를 벌이고 있다.
팝 DJ 새빌은 1960년대부터 BBC의 간판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4000만파운드(약 700억원)를 모금해 사회적 명망을 얻었다. 하지만 새빌의 소아성애증과 아동 성폭행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그는 아동 성추행 혐의 등으로 다섯 차례 이상 경찰 수사를 받았으나 증거 불충분과 피해자들의 비협조로 기소되지 않았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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