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둔 미국에선 '중산층 몰락', '재정 절벽'이라는 표현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미국 경제에 더 강력한 걸림돌이 나타났다. 생활고로 은퇴 준비를 못해 벼랑 끝에서 흔들리는 퇴직자들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 은행 웰스파고가 25~75세 미국 중산층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80세까지 은퇴를 연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25% 보다 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재정 문제로는 응답자의 52%가 매달 날라 오는 각종 청구서라고 꼽았다. 지난해 37%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조사 대상의 3분의 1 가량은 은퇴 후 소득으로 현재 연봉의 절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 미국 가계소득 평균이 5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은퇴 후에는 4인 가족 기준으로 빈곤층에 가까운 연 2만5000달러 정도의 수입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응답자의 대부분은 노후 대비를 위해 30만 달러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저축한 금액은 평균2만5000달러에 그쳤다.
조사 대상들은 은퇴 준비를 스스로 해야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노후대비자금 수단으로는 저축과 투자가 50%를 차지했다. 연금과 사회보장제도는 각각 27%와 24% 정도만 의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들 중 70%는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 투자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웰스파고 은퇴ㆍ신탁연구소는 "사람들은 은퇴 준비가 절실하다고 말하면서도 당장 매일 닥치는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더 오래 일하고 싶어하지만 가능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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