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취임 1주년 앞두고 출입기자단 합동 인터뷰 열어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열린 합동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의 장중한 연주를 해 내는 오케스트라”라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24일 오전 신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합동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가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라며 “시민들의 끊임없는 참여와 허심탄회한 지적으로 서울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잘 지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 앞에 선 박 시장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들어선 박 시장은 인터뷰 도중 여러차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년의 시정현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진지한 자세로 답했다.
박 시장은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했다. 낭독 서두에는 후한서 황보규전에 나오는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동시에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며 “이는 시대를 떠나 민심의 힘을 깨우쳐 주는 말”이라고 밝혔다.
취임 이후 역점을 둔 3대 핵심공약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59만명 아이들에 대한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과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달성, 1133명의 서울시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등의 성과를 소개했다.
박 시장은 “보편적 복지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이 저를 시대의 전면으로 불러내셨다”며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은 도농 간 교류와 함께 아이들의 식교육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시행에 대해선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신청이 40% 이상 감소했다”며 “이를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에 기여할 창조적 젊은이들을 양성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1133분의 웃음과 기쁨의 눈물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노동환경의 안정성이 시민 행복의 시작이자 기초”라고 주장했다.
낭독 말미에는 “앞으로의 1년이 더욱 기대가 되고 어떤 아름다운 소리들을 만들어 낼지 설렌다”며 “모두의 희망과 설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차분한 어조로 입장을 정리해 나갔다.
시장 취임 후 보람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일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제가 내리는 결정으로 시민들의 삶이 바뀌고 좋은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 결정이 이뤄질 때 보람을 느꼈다”면서 “서울지역 뉴타운으로 삶에 고통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취임 이후부터 쓰고 있는 시정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선 “제가 일기를 적는 이 수첩이 직원들에겐 공포의 수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어진 질문에선 수 차례 ‘창조적 혁신’을 강조했다. 한강의 활용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한강은 말 그대로 서울의 생명이자 젖줄”이라고 전제한 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이미 한강 곳곳은 잘 꾸며져 있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존의 것들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시민들의 행복을 보장하는 생태적 공간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상암 DMC와 마곡단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언급한 대목에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기 보다는 기존의 것들을 혁신적으로 활용해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서울이 가진 기존의 것들을 잘 활용하고 스토리로 엮는 일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선 의지에 대한 물음에는 “제게 보장된 임기 2년 8개월은 어떻게 보면 길기도 하면서 짧기도 하다”며 “재선을 위해서라기 보단 저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과 요구를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2월 대선과 관련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거의 없다”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원할 수 없게 돼 있는 선거법을 준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이날 합동 인터뷰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편 박 시장은 오는 11월 1일부터 미분양 된 은평 뉴타운 지역으로 시장실을 임시 이동해 약 1주일 동안 현장을 살필 예정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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