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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핑크 쿼터’ 도입 용두사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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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23일 찬반 투표…부결 가능성 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럽연합(EU)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핑크 쿼터법’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핑크 쿼터는 유럽내 상장 기업 이사회의 40% 이상을 의무적으로 여성에게 할당하는 법안으로, 룩셈브루크 출신 EU 집행위원 비비안 레딩이 제안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이하 현지시간) 7명의 EU집행위원회 관계자를 인용, EU집행위원회가 오는 23일 실시하는 찬반 투표에서 전체 집행위원 26명 중 11명이 핑크 쿼터법안 제정에 대해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찬성표는 8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표를 던지는 집행위원들은 대부분이 유럽 전역의 자유당 소속이다. 캐서린 애쉬튼(영국), 크루스 네일리(영국), 코니 해더가드(덴마크) 등 EU 집행위의 외교 정책과 텔레콤, 환경, 혁신 분야 위원들이다. 올리 렌(핀란드)과 마이클 바니에(프랑스), 안토니오 타야니(이탈리아) 등 EU의 경제와 금융, 산업, 사회 담당 관료들이다.

이번 투표는 2004년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 취임 이후 처 투표로, 핑크 쿼터법안에 대한 EU 국가들간 정치적 불협화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EU의 한 관료는 “집행위가 전체적으로 분열됐다”며 “(핑크 쿼터법이)법적 문제와 도입하는 과정에서 의견 불일치, 이데올로기적 차이 등이 나타나면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로소가 이끄는 EU집행위는 모든 법안 제안이 합의에 의해 승인돼 왔다. 법안 승인을 위한 표결에선 과반수 이상을 얻어야 통과된다.


이 법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타임스는 전망했다. 캐스팅 보트가 될 7명의 집행위원도 여성 할당제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한 관계자는 "비비안 레딩에겐 이번 집행위 회의가 가장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그녀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지만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EU의 법무담당 집행위원인 레딩이 2020년까지 유럽내 상장기업 이사회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핑크 쿼터를 채우지 못한 국가에 대해선 과징금을 비롯한 법적 제재도 포함돼 영국을 비롯한 9개 국가는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자국 실정에 맞는 여성 할당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국가는 집행위가 법안을 승인할 경우 이들 반대국이 입장을 바꿀 것이라며 강력 추진해 왔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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