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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중단, 삼성의 실패?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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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임상시험 중단.. 복잡해지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

[신범수 기자의 WeekAnswer]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중단한 사실이 이번 주 알려졌습니다.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17일 첫 기사를 내보낸 후 추가된 정보 등을 토대로 좀 더 '공격적인'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중단, 삼성의 실패?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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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삼성은 왜?

본지 취재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바이오시밀러 'SAIT 101'과 '리툭산(혹은 맙테라)'을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중단했습니다. 삼성 측은 "시기 조율 등 전략적 차원에서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상시험 중단은 의약품 개발 단계에서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그동안 걸린 시간과 들인 돈을 모두 포기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울며겨자 먹기'죠. 더욱이 개발초기도 아닌, 3상 단계에서 중단을 결정했으니 삼성이 뭔가 '중대한' 문제에 직면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비호지킨림프종에 대한 임상1상을 종료하고, 올초부터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임상3상을 16개국에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3상은 허가절차에 진입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입니다.


본지는 최초 기사에서 중단의 배경으로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삼성의 연구는 유럽기준에 맞춰져 있었는데, 미국 지침이 새로 나오자 아예 두 지역을 모두 만족시킬 연구를 다시 하려는 것이란 게 첫 번째이고, 삼성과 손을 잡은 바이오젠아이덱과의 관계 때문이란 게 두 번째입니다.


후속 기사와 외신들의 반응을 보면 전자 쪽이 거의 확실한 듯합니다. 최소한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이 그렇게 설명하고 있으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그렇습니다. 임상이 중단됐다는 사실 외 공식적으로 발표된 정보가 없는 시점에서 당사자의 해명을 믿지 않을 도리도 없습니다.


삼성의 설명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개발 동향을 살펴볼 때 충분히 납득가는 것입니다. 테바·론자 합작사와 동일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1달전 테바·론자도 임상3상 입구에서 정지 버튼을 눌렀습니다. 미국과 유럽 두 규제기관의 기준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계속될 것이란 말도 남겼습니다.


◆그렇다면 유럽기준에 맞춘 셀트리온은 뭔가?


얼마 전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한 셀트리온은 유럽기준에 맞춰 모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셀트리온이 램시마 개발에 나설 때만 해도 미국 기준이란 게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셀트리온은 "유럽당국 허가로 세계 진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다르게 보는 것 같습니다. 유럽허가만 받은 바이오시밀러와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인정받은 제품 중 무엇이 경쟁력이 있을까 생각하면 답은 뻔합니다. 즉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빠른 출시'보다 낫다는 판단이죠. 그리고 삼성은 후자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미국 시장이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지 못하는 의약품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겠지요.

바이오시밀러 중단, 삼성의 실패? 숨고르기? 셀트리온의 세계 첫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빠른 셀트리온, 느린 삼성 그리고 베링거인겔하임


셀트리온은 현재 리툭산 임상1상을 (유럽기준에 맞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1상을 끝낸 삼성과 테바보다 뒤졌지만, 그들이 3상 전 단계로 미끄러졌기 때문에 격차를 줄이는 반사이익을 얻은 셈입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셀트리온 역시 리툭산 3상은 미국 기준을 적용해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개발을 마친 램시마도 미국 진출을 하려면 혹은 경쟁품에 뒤지지 않으려면 미국 기준의 3상을 새로 시작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도 리툭산을 개발 중인데 그들은 지난 9월 미국과 유럽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3상에 진입한다고 최근 선언했습니다. 때문에 최소한 리툭산 경쟁에 있어선 베링거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베링거의 임상시험은 2015년 4월 종료될 예정입니다.


베링거보다는 늦지만 여전히 저력 있는 굴지의 제약사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스위스 노바티스, 미국 머크, 미국 화이자 같은 회사들도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시장은 점점 레드오션이 돼가고 있습니다.


◆삼성의 역할은 여기까지?


1년 정도를 허비하게 된 삼성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요. 조만간 3상을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겠지만, 그 주인공은 삼성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은 다국적제약사와의 협력관계 수립을 모색하고 있는데, 얼마 전 상대 회사 측이 삼성의 생산시설을 실사했다고 합니다. 즉 삼성은 엔브렐의 후반부 개발 및 판매권을 미국 머크에 넘긴 한화케미칼의 사례를 따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상대편이 미국 기준을 위해 현재 임상시험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회사가 어디인가는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정리하면 삼성의 임상시험 중단은 일종의 숨고르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실패나 철수라는 말을 쓰는 것은 현재로선 부적절해 보입니다. 이번 사건은 전혀 새로운 시장으로서 바이오시밀러가 얼마나 까다롭고 변수가 많은 분야인지 알려주는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삼성, 한화, LG 등 대기업들과 수많은 제약사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시밀러에 사운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성공여부에 따라 한국 BT산업의 미래가 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대한 시장의 변화에 대해 언론이나 투자자 등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에 대한 과도한 평가나 억측 등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큰돈을 투자하겠다는 '장밋빛 전망'만 사회에 '툭' 던져놓고, 이후 일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이 중단된 것은 고사하고, 심지어 임상3상을 시작했다는 것조차 이번에 처음 알려진 사실입니다. 시시콜콜 보도자료로 '주가 관리하시는' 3류 회사들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정보공개는 필요해 보입니다.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 임상 중단 사실과 향후 계획을 공표한 테바와 론자 사례를 삼성도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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