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그리스의 한 아마추어 축구팀이 스폰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한 매춘업소와 후원 협약을 맺게 됐다.
16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최근 그리스 정부가 경제위기로 인해 스포츠 클럽에 대한 지원예산을 삭감하면서 다수의 축구팀이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축구팀은 장례회사나 케밥 체인, 잼, 페타치즈업체 등 지역기반의 군소 업체로부터 간신히 후원을 따내고 있다. 그리스 라리사의 아마추어 축구팀 '부케팔라스 클럽'은 최근 '빌라 에로티카 앤드 술라스 하우스'라는 윤락업소의 후원제의를 받아들였다.
팬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이 팀은 빌라 에로티카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작은 여행사 대표이자 이 팀의 단장인 야니스 바치올라스는 윤락업소의 후원을 받기로 한데 대해 "아마추어 축구팀은 모두에게 버림받았다. 팀의 존폐가 달린 문제다"라고 해명했다. 연간 1만유로(약 1447만원)에 달하는 팀 운영비를 대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
빌라 에로티카와의 계약에 따라 부케팔라스 선수들은 상호가 인쇄된 밝은 분홍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하지만 라리사 지역 축구협회는 "어린이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건강한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며 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빌라 에로티카 사장인 술라 알레브리도는 선수 1인당 1000유로를 지원금으로 내놓았다. 그녀는 "우리가 지급한 유니폼을 꼭 입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레브리도는 "나는 그리스 여성이며 그리스를 사랑하기 때문에 후원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알레브리도는 또 "팀이 경기에서 이기면 선수들이 우리 업소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했다"며 "하지만 이 팀은 현재 4경기 연속 패배만 했다"고 실망의 뜻을 비쳤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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