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약 성분' 한약 판 한의사 350명 수사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간질약 성분이 든 중국산 한약재를 통증치료에 좋다고 팔아온 한의사 350여명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17일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부 한의원에서 간질약 성분 '카바마제핀'이 든 한약재을 판매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카바마제핀은 일시적으로 통증 감소 효과가 있으나 간독성 등 부작용이 심한 전문의약품 성분이다. 임산부가 복용했을 때는 태아 기형도 유발할 수 있다. 노약자들에게는 어지러움증, 저나트륨혈증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의사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약물이다.

한약재는 중국에서 생산돼 국내 한 한의사를 통해 한의사 350여명에게 공급됐다. 공급책 한의사는 원료에 한약성분을 일부 추가해 약으로 만들어 동료들에게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간질약 성분이 들었다는 것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한의사들은 '효과가 지나치게 좋은' 한약재에 대해선 '스테로이드' 함유를 의심하고 성분 검사를 실시하지만 그 외 성분이 있는지는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 측은 "자신이 판매하는 약의 성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환자와 타 한의원에 공급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약재를 구입한 한의사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위법여부에 따라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