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란 원정 징크스의 악연이 또 다시 재현되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7일 새벽(한국 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자바드 네쿠남에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며 이란에 0-1로 패하고 말았다.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한 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무 1패(승점 7점)를 기록, 이란과 동률을 이뤘다. 골득실에서 앞서며 조 1위를 지켜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5)과의 격차가 줄어들며 남은 일정의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두 팀은 초반 탐색전을 벌이며 신중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한국은 원정의 불리함에도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며 앞선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17분에는 기성용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란도 곧바로 레자 구찬네자드의 오른발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이후 한국은 수차례 좋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23분 공격에 가담한 윤석영이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이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9분에는 오범석의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은 김보경이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골키퍼 발을 맞고 나와 머리를 감싸쥐었다.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33분 기성용의 프리킥에 이은 김신욱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 맞고 나왔고, 이를 재차 박주영이 오른발 슈팅했지만 수비수 맞고 나왔다. 전반 종료에는 직전 코너킥 상황에선 곽태휘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려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7분 김보경 대신 손흥민(함부르크)를 투입하며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2분 뒤 마수드 쇼자에이가 오범석에 거친 태클을 걸다가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하는 호재도 있었다.
한국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상대를 밀어붙였지만, 오히려 역습 한방에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29분 아쉬칸 데자가의 프리킥에 이은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자바드 네쿠남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곧바로 박종우를 빼고 하대성(서울)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마음만 급했다. 플레이의 세밀함은 떨어졌고 크로스와 슈팅은 번번이 빗나가거나 상대 수비수에 맞았다.
후반 39분 윤석영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이후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고, 한국은 곽태휘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적극적으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끝내 만회골을 넣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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