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테헤란 징크스'는 철옹성처럼 견고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7일(이하 한국 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역대 다섯 차례 이란 원정에서 거둔 전적은 2무3패.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0-2 패배 이후 38년간 이어진 무승 징크스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상대 전적에서도 9승7무10패로 열세에 놓였다.
경기 전부터 불리한 여건의 연속이었다. 해발 1273m의 고지대와 시차 등 악조건은 물론이었다. 선수단의 훈련장과 숙소 배정에서도 이란의 홈 텃세가 이어졌다. 10만 명에 달하는 홈 관중의 열광적 응원까지 더해져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최강희 감독은 공격적인 선발 라인업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박주영(셀타 비고)을 최전방에 포진시키고 김보경(카디프)과 김신욱, 이근호(이상 울산)를 2선에 배치시켜 힘과 높이로 상대 수비와 맞섰다. 중원은 투쟁심이 좋은 기성용(스완지)과 박종우(부산)가 호흡을 맞췄다.
전략은 주효했다. 52-48의 우세한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전반에만 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김보경과 곽태휘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결정적인 득점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 초반 상대 마수드 쇼자에이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선전에 더해진 호재에도 승리의 여신은 한국에 손을 내밀지 않았다. 손흥민(함부르크), 이청용(볼턴)을 교체 카드로 넣고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30분 터진 이란 자바드 네쿠남의 결승골에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승점을 얻지 못한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로 2위 이란(승점 7)에 골득실에 앞서 간신히 조 선두를 유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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