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내곡동 사저 특검 수사가 본격화돼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등 관계자들이 출국 금지된 16일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퇴임 후 계획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이 퇴임 후 4대강을 아우르는 '자전거 일주'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 통신사에 "이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그렇지만 임기를 마치고도 무엇인가를 계속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임기가 끝나면 우선 자전거로 4대강 일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재임시 가장 역점을 두었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성과로 4대강 사업과 자전거길 연결을 추진한 만큼 퇴임 후 자전거를 타고 이를 직접 돌아 보면서 꼼꼼히 살펴보고 재점검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4대강 유역에 자전거 길이 모두 연결되고 나면 논란이 일었던 4대강 사업도 재조명 받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4대강 유역의 자전거 일주를 마친 뒤 외국에서도 자전거 타기를 이어갈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중 추진한 녹색성장 전략을 전직 국가 원수로서 외국에도 전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우리나라는 2008년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하고 두 번째 위기 속에서도 유일하게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평가 되면서 외국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을 만나 과정을 전해 듣고 싶어하는 외국 정상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이 대통령의 취임 초기 환율 정책을 포함한 경제전략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관련 회의록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이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이 임기 중 추진했던 녹색성장을 현 정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장학재단인 청계재단과는 별도의 재단을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자 인터넷에선 4대강ㆍ자전거길 연결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들끓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이 출국금지되는 등 내곡동 사저 특검의 수사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퇴임 후 자전거 여행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친형 상은씨가 특검을 피해 전날 도피성 해외 출국한 사실이 알려져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되고 있다.
포털 다음넷에서 한 네티즌은 "내곡동 특검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신은 참 소박한 꿈을 꾸고있군요"라며 "소박하게 시골에 내려가서 살고 있었던 노무현을 세상에 끌어내어 욕보이인 사람은 누구인가요?"라고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은 "페달밟다 지치면 로봇물고기와 잠수하여 수질도 검사해주셔야죠"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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