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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향연기 뿜는 사자 입, 우뚝 선 아홉 용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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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천하제일 비색청자'展


모락모락 향연기 뿜는 사자 입, 우뚝 선 아홉 용머리 청자사자형향로, 국보 60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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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향연기 뿜는 사자 입, 우뚝 선 아홉 용머리 청자구룡형정병, 일본 야마토 문화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 지정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단지 위에 앉아 있는 입 벌린 곱슬머리 사자가 오른쪽 발로 공을 부여잡고 있다. 향을 피우면 텅 빈 사자 몸통을 관통하고 입 밖으로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아홉마리의 날쌘 용들의 머리가 깨끗한 물을 담아 공양시 사용하는 불교 정병의 몸과 주둥이에 우뚝 솟아있다. 구룡들이 곧 힘껏 승천할 태세다. 푸른 빛을 띤 고려청자가 담아내고 있는 상징과 익살이다.

송나라 태평노인은 '수중금'이란 책에서 고려비색을 천하제일의 하나로 꼽았다. 당시 고려청자의 푸른 빛깔을 표현하는 특유의 단어 비색(翡色)은 그 아름다움과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1989년 이후 20년만에 두번째 '고려청자 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6일부터 오는 12월 16일까지 두 달간 열린다. 청자 완형만 350여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 등 국내 소장 작품들과 함께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 등 일본에서 대여한 작품 20점이 선보인다. 이 중엔 국보가 18점, 보물 11점 등 지정문화재가 총 29점에 달한다. 역대 최대수준의 청자전시다.


특히 고려시대에나 지금이나 '천하제일'로 꼽을 만한 고려청자 22점이 선별돼 눈길을 끈다. 중국의 도자기에서 영향을 받은 '사자모양향로'와 국내에서 처음 전시되는 일본 야마토 문화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 '청자 구룡형 정병' 등 한 자리에서 모이기 힘든 최고 수준의 고려청자가 대거 전시된다.


모락모락 향연기 뿜는 사자 입, 우뚝 선 아홉 용머리 투각칠보문향로, 국보 95호, 국립중앙박물관소장

이 중 '청자 투각칠보무늬 향로'는 고려가 지속적으로 선진문물을 수입하면서 독자적인 공예미를 표현한 것을 잘 나타내주는 작품이다. 국보 95호로 음각, 양각, 투각, 상감, 첩화 등 다양한 장식기법이 절묘하게 조화를 갖췄다. 다복과 다남을 기원하는 둥그런 투각장식, 전체를 감싸는 국화잎 장식이 두드러진다. 화로 밑에는 능화형 받침을 1000년 가까이 떠받치고 있는 앙증맞은 세 마리 토끼가 보인다.



모락모락 향연기 뿜는 사자 입, 우뚝 선 아홉 용머리 포도 동자무늬 표주박모양 주자와 승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국 근대회화의 거장 이중섭이 가족을 일본에 보내고 홀로돼 외로웠을 시절, 박물관에 와서 자주 스케치해 갔다는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바로 '포도 동자무늬 표주박모양 주자와 승반'이다. 이중섭의 그림 속 '아이들' 형상은 바로 이 작품의 동자무늬에서 차용된 것이었다.


이처럼 최고로 꼽히는 작품들만 모은 것과 더불어 이번 전시에는 ▲고려청자의 역사 ▲식문화와 여가문화, 불교·도교 등 종교와 장례문화를 반영하는 생활 속 청자 ▲특유 도자공예기법 '상감'을 주제로 해 작품들을 선별했다. 고려청자는 유약을 입힌 중국도자 문화의 유입을 통해 발생하면서 벽돌가마에서 흙가마를 이행하는 과정을 거쳐, 강진과 부안에서 비색과 상감으로 절정기를 맞는다. 생활용품으로의 청자 기와, 베개, 요강, 자판 등은 청자가 귀족계급들로부터 어떻게 쓰였는지를 알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백토와 자토가 흑백대비를 이뤄 화려한 장식효과를 나타내는 기법인 '상감'이 잘 드러낸 전시품으로는 간송미술관 소장의 '상감포류수금문 정병'과 일본 네즈미술관의 '음각 연당초문 정병' 등이 있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990년대 이후 괄목할 만큼 진전된 도자사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해 마련된 전시"라면서 "발생과 상감기법, 등 주요 쟁점을 바탕으로 고려청자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청자가 갖는 공예품으로서의 역할과 생산·유통, 동시대의 칠기나 금속기와의 관계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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