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폰 난타전 '발열'에서 '배터리 성능'으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적극적인 제품 설명일까 노이즈 마케팅일까?'
LG전자가 '옵티머스 G'와 '갤럭시S3'의 배터리 성능을 비교한 실험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옵티머스 LTE와 갤럭시S2의 발열을 비교한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겨냥한 두 번째 공격이다. 삼성전자는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1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옵티머스 G와 갤럭시S3의 성능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한시간에 걸친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측은 질의응답 시간을 제외하고는 옵티머스 뷰 2의 사용자경험(UX) 설명, 옵티머스 G와 갤럭시S3의 배터리 비교 실험에 각각 절반의 시간을 할애했다.
LG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사전에 진행한 옵티머스 G와 갤럭시S3의 배터리 비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동영상 시청, 동영상 촬영, 게임 등 다양한 사용 환경에 맞춘 배터리 소모량 측정치를 공개했다.
LG전자의 주장에 따르면 동영상 시청 기준으로 배터리가 100%에서 0%로 줄어들기까지 갤럭시S3는 7시간15분, 옵티머스 G는 7시간52분이 소요됐다. 동영상 촬영 기준으로 배터리가 100%에서 15%로 줄어들기까지 갤럭시S3는 6시간46분, 옵티머스 G는 7시간1분이 걸리고 연속통화 시간 기준으로 배터리가 100%에서 0%로 줄어들기까지 갤럭시S3는 9시간39분, 옵티머스 G는 15시간51분이 걸린다고 회사측은 주장했다.
LG전자측은 기자들 앞에서 공개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틀어놓고 배터리 소모량을 직접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옵티머스 G의 배터리 소모량이 적다는 수치가 나오자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 G가 경쟁사보다 배터리 효율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에서 한 회사가 공개적으로 경쟁사 제품을 언급하고 비교 실험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쿼드코어, 롱텀에볼루션(LTE) 등이 지원되면서 스마트폰 배터리 성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최근 LG전자 배터리 성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이를 진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마창민 LG전자 한국마케팅담당(상무)은 "옵티머스 G의 배터리는 우리가 자신있는 부분이고 (소비자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 이야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창민 상무는 "만약 시장 점유율이 낮은 다른 회사들의 제품과 비교한다면 왜 선도 제품과 비교하지 않았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갤럭시S3는 배터리 성능에 있어서 시장 선도 제품이기 때문에 비교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S3는 신제품 옵티머스 G의 경쟁 상대도 될 수 없고 갤럭시S3를 겨냥한 노이즈 마케팅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 제품과 관련해 언급할 게 없다"며 "(LG전자의 비교 마케팅에) 앞으로도 대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에 이어 LG전자가 또다시 자사 제품과의 비교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지만 말려들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옵티머스 LTE 출시 행사에서 갤럭시S2 위에 버터를 올려 놓고 녹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갤럭시S, 갤럭시S2, 아이폰4, 옵티머스 LTE에 각각 버터를 올려 놓은 뒤 30분 정도가 지나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버터가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내용의 영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배터리 성능을 앞세워 비교 마케팅에 나서면서 삼성-LG의 스마트폰 난타전이 배터리 성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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