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4년 만의 FA컵 우승을 노리는 포항의 기세가 무섭다.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를 승리로 이끌며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반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결승 문턱에 선 울산은 더욱 깊어진 한숨을 내쉬었다.
포항은 1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4라운드 홈경기에서 김대호-아사모아-박성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울산을 3-1로 물리쳤다. 승점 3점을 보탠 포항은 18승5무12패(승점 59)로 울산(승점 58)을 밀어내고 리그 4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로써 포항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처음이자 스플릿라운드 5경기 만에 4위에 올랐다. 3위 수원(승점 62)과 격차를 좁히면서 내년 시즌 ACL 출전권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울산전 4연패의 징크스까지 깔끔하게 털어냈다.
승리의 감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일 경남과의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감이란 커다란 수확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에이스' 황진성의 공백에 대한 우려까지 덜어냈다.
포항은 이날 경고 누적으로 FA결승에 나서지 못하는 황진성의 자리에 신진호를 투입했다. 예행연습 차원이었다. 대체자로 나선 신진호는 공수에 걸쳐 고른 활약을 펼쳐 합격점을 받았다. 전반 39분에는 예리한 코너킥으로 김대호의 선제골을 돕기도 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울산전을 통해) 신진호의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로 소득이 많았다. 신속하고 짧은 패스를 앞세운 경남의 역습에도 충분한 연습이 됐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ACL 우승에 사활을 건 울산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최근 4경기에서 2무2패로 승수를 쌓지 못한데 이어 리그 순위마저 두 계단 밀려났다.
가장 큰 고민은 주축 멤버들의 전력 이탈. 곽태휘, 이근호, 김신욱, 김영광 등 핵심 4인방은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을 위해 A대표팀에 차출됐다. 중앙 수비수 이재성과 공격수 하피냐는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 오는 17일 전북과의 홈경기는 강민수와 김승용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선수단의 호흡조차 제대로 맞출 수 없는 상황. 열흘 앞으로 다가온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ACL 4강 1차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대표팀 차출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오랜만에 기회를 갖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부족한 경기력이 문제였다"라며 "다음 전북전은 훨씬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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