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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지키겠다"는 MB, 소크라테스 신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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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악법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이말은 지난 5일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광범 내곡동 사저 부지 특검 임명을 발표하면서 전한 말이다.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특검 임명안 수용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 온 이명박 대통령이 당일 마지막으로 가진 참모들과의 대책 회의에서 "특검법이 매우 부당하고 추천 과정도 편파적이지만 민생안정과 원만한 대선 관리를 위해 특검 임명안을 수용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의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대통령은 자신이 인용한 말의 주인공인 '소크라테스'처럼 악법을 지키려다 독배를 마시고 쓰러지느냐,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벗느냐 갈림길에 서게 됐다
.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12일 이광범 특검이 제출한 특검보 후보 6명 중 2명을 임명한다. 이 특검은 최근 특검보 후보 6명을 이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민변 소속의 진보성향인 김칠준(52ㆍ19기)ㆍ장완익(19기) 변호사, 검찰 출신 임수빈(51ㆍ19기)ㆍ이석수 (49ㆍ18기) 변호사, 판사 출신 이창훈(52ㆍ16기) 변호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법상 파견 검사(10명 이내), 파견 공무원(30명 이내)도 지원받을 수 있어 총 규모는 '30~40명+α'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검팀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검팀은 최장 10일인 준비 기간이 끝나는 오는 16일부터 30일 동안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 대한 의혹을 수사한다. 1차례 수사 시간을 15일 연장할 수 있어 수사 결과는 이르면 11월 중순, 늦어도 11월 말에는 나온다. 특검은 15일 서울 서초동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개청 행사를 열고 수사 계획을 발표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검찰의 부실수사 여부, 피고발인이자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4)에 대한 배임죄 성립여부다. 이 대통령 일가가 내야할 돈을 국가가 떠안았느냐, 즉 배임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지난해 청와대는 내곡동 사저 부지를 구입하면서 사저는 대통령이, 경호동은 경호처가 사야하는데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와 경호처가 함께 구입한 뒤 지분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비싼 땅을 산 이시형 씨는 6억 원을 덜 냈고, 국가는 싼 땅을 샀는데도 돈을 더 내 배임죄 논란이 일었다. 부동산 실명제 위반 여부도 쟁점이다. 왜 이 대통령 내외가 사저를 직접 구입하지 않고 시형씨의 이름을 빌렸는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형씨가 부지 매입 대금인 11억 2000만원을 조달하면서 6억 원은 김윤옥 여사 땅으로 대출받고 나머지 5억 원은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 빌렸다고 검찰에 진술했는데, 이에 대해 야권에선 부동산 실명제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의 부실 수사 여부의 경우 검찰이 시형씨에 대해 한차례 서면 조사만 진행한 채 무혐의 결정을 내린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야권에선 현직 대통령의 가족에 대해 눈치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특검이 시형씨를 직접 소환해 조사할 지 여부다. 야당이 특검후보를 단독 추천한데다 이번 특검의 목적 중 하나가 검찰의 부실수사를 확인하자는 것이어서 시형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형씨의 배임죄 성립여부에 대해 법률가마다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특검 수사 결과 시형씨의 배임죄 성립이 되느냐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악의 경우 시형씨가 배임죄로 기소되면 이 대통령은 자신이 특검 임명안을 수용하면서 인용한 '악법도 지켜야 한다'는 발언의 원조 격인 소크라테스처럼 '독배'를 들이킨 채 불행한 결과물을 얻게 될 전망이다. 무죄 판정을 받더라도 임기 말 대통령의 혈육이 여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등 그다지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이와 관련 지난 8일 검찰의 수사책임자였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대통령 일가를 배임의 수혜자로 규정하는 게 부담스러워 기소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부실 수사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수사 책임자가 부실 수사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검찰이 지난 6월 철저히 수사해 전원을 불기소했는데 특검이라도 별 거 있겠냐"면서도 마음을 놓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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