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단말기 없는 유치원 수두룩..6곳은 단말기 보유율 10%도 못미쳐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전국 사립유치원 중 80% 이상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현금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유치원비가 최고 80만원에 이르는 고액 사립유치원이 즐비하지만 대부분 유치원들이 카드 단말기조차 갖추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성호 의원(새누리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972개의 사립유치원 중 81%인 3208개가 카드 단말기조차 보유하지 않고 현금 결제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월 평균 교육비는 41만원으로 국공립 유치원(8만9000원)보다 훨씬 비싸다. 한 학기를 기준으로 하면 246만원으로 국공립 대학 등록금(205만원) 보다 높은 실정이다.
특히 서울은 교육비가 최고 80만원에 육박하는 고액 사립유치원이 즐비하지만 전체 15%만이 카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의 평균 사립유치원비는 월 53만 원 가량으로 평균보다 10만원 이상 높다. 17개 시·도 중 부산, 충남, 경남 등 6곳은 카드 단말기 보유율이 10% 조차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서울의 A유치원은 매달 80만원의 유치원비를 받고 있고 이중 고정적인 수업료 30만원만 카드 결제를 받았다. 나머지 간식비, 교재비, 야외수업비 등 기타 부대 비용은 현금만 고수했다.
이 때문에 각 시·도 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의 신용카드 결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해부터 신용카드 수수료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 사립유치원이 증빙 자료를 첨부해 교육청에 신청을 하면 교육청이 카드 수수료 중 일부를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적은 미비하다. 올해 카드 수수료 지원신청을 한 사립유치원은 전체 2%에 불과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는 지난해 기준 4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이중 10%의 예산만 집행됐다.
박 의원은 "현재 유아교육법에 유치원 수업료는 유치원 실정에 따라 원장이 정하도록 규정돼 있을 뿐, 현금이나 카드결제 등 구체적 징수방법은 명시돼 있지 않아 강제할 방법이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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