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개정안 발의키로…"유통업체 불공정거래, 실효성 있고 강력한 대책을 강구"
추가비용 부담이나 백지계약 강요 제지키로
"프랜차이즈 매장 인근에 동종 매장·직영점 못만든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주상돈 기자]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10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 중소기업에 판매촉진비를 요구하거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장확장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규제 방안을 연내 추진키로 했다.
경실모를 이끌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연구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대형 유통업체·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불공정 거래 문제는 사회 근간을 흔드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경실모는 우선 납품 중소기업에게 판매수수료 이외의 부담을 전가하는 비용을 금지키로 했다. 그동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백화점의 인테리어 비용이나 대형마트의 물류비나 판매장려금, TV홈쇼핑의 AR(증강현실·실제 물건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비용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단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용을 공동부담토록 했다.
이를 위해 경실모는 대규모 유통업체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해 공정위가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유통업체와 납품업자 사이에 계약을 할 때 횡행하는 '백지계약'에 대해서도 이면계약을 포함한 사본을 제출토록 하고 위반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급증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나왔다. 가맹본부가 잦은 점포 이전이나 확장, 환경개선 등을 이유로 요구하는 추가비용을 20~40%만 부과할 수 있도록 제한키고 했다. 또 광고·판촉 등을 가맹점주에게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가맹본부가 비용 절반을 부담하도록 했다. 가맹본부가 이를 위반하면 내야 하는 과징금도 2%에서 5%로 상향 조정한다.
또 영업이 잘 되는 매장의 인근에 다른 가맹점을 설치하거나 직영으로 전환하는 등의 문제도 개선된다. 경실모는 영업지역 보호를 가맹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지역을 설정토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이 영업지역 내에 자기회사 또는 계열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할 수 없도록 가맹사업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 밖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계약 거부로 인한 권리금 분쟁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의 독과점 문제에 대한 해법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과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키로 한 이종훈 의원은 "유통업체의 수요독점으로 인한 권한남용으로 '눈치보기'에 급급한 입점업체의 피해가 빈번해 올 초 법안(판매수수료 상한제)을 시행했지만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실효성 있고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서 동반성장·상생 경제의 틀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판촉사원 인건비 부담 전가 ▲다른 유통업자와의 거래 방해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상품권 구입 강요·납품단가 후려치기·계약기간 중 판매수수료율 및 장려금률 인상 ▲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보복 등을 행하는 대규모 유통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를 마련해 시행했다.
한편 경실모는 오는 18일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초청해 세계적인 관점에서의 경제민주화 의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저개발국 경제성장에 관심을 쏟으며 월가점령 시위를 주도한 그는 최근 '문명의 대가'라는 저서를 발간해 세금에 대한 인식 전환과 부자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주상돈 기자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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