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 이익···일부선 "아직 최고점 아니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주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임원들이 주식 거래 재미에 푹 빠졌다.
하반기 들어 스톡옵션을 행사해 대박을 내는 삼성전자 임원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한 부류다.
반면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주식수를 늘려 더 큰 대박을 기대하는 임원들도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다.
해외법인에 근무하고 있는 삼성전자 임원 A씨는 지난 9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삼성전자 주식 1000주를 주당 58만원에 매수했다. 이후 다음날 135만원에 전량 매도했다. A씨는 이번 거래로 7억7000만원대의 수익을 거뒀다.
또 다른 임원 B씨의 경우 주당 28만원에 삼성전자 주식 1000여주를 매수한 뒤 전량 133만원에 매도했다.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
임원들 사이에 지금 실적이 최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스톡옵션 행사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황이 좋지 않고 내년부터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현금화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한 고위 관계자는 "선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에 이르러 교체 수요 위주로 변하고 신흥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가격파괴라고 할 정도로 싼 제품들을 내 놓고 있어 내년부터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지위는 크게 나빠지지 않겠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들의 업황이 회복되지 않아 이번 3분기를 정점으로 실적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3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는 임원들도 있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 결론이 나기 직전과 패소한 직후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임원 C씨는 "3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주위 임원들의 주식 매도를 만류하고 있다.
C씨는 주당 30만원일 당시부터 꾸준히 삼성전자에 투자하며 보유주식수를 늘려왔다. 부동산 대신 자사주 투자를 꾸준히 해온 C씨는 100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졌다.
C씨는 "단순히 스마트폰만 본다면 현 시점이 최고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체질이 바뀌었다는 점을 봐야한다"면서 "향후 수년간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전장시장에 대한 행보를 고려한다면 300만원대 진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