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이민우 기자] 민주통합당이 4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특검 재추천 요구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참으로 해괴망칙한 일"이라며 "개원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국정 현안에 대해 합의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법에 따라 민주당이 추천한 2명 중 한 명을 5일까지 지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특검 재추천 요구에 대해 "개천절 연휴를 틈타한 폭거"라고까지 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김형태 이광범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했으며, 특검법에 따라 이 대통령은 5일까지 두 후보 중 한 명을 특검에 임명해야 한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특검에 대한 새누리당 지도부 입장은 비리척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안대희 전 대법관만 앉혀놓고 말로만 비리척결을 외치는 지도부는 청와대 2중대 역할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도 "특검 후보가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 진보적인 인물이라 반대하고 있다"며 "임기 말에 특검이 실시되면 입맛에 맞는 후보를 만날 수 있겠나"라며 공세에 가세했다.
새누리당은 여야가 다시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가 원만하게 되지 않을 때 야당은 날치기라고 반발해왔다"며 "여야가 다시 합의해 원만한 협의에 맞는 결과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쇄신파인 남경필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적 타협이자 정략적인 임명이 될 수 있지만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지사 후보 중 한명인 홍준표 전 대표도 한 라디오에서 "여야 합의 후 특검법이 통과됐는데 청와대가 이제 와서 '여야 합의로 (특검을) 추천하지 않았다'는 절차상 문제로 거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에 밀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가 이제 와서 사소한 협의 절차를 문제로 거부하는 것은 우선 당당하지 못하다는 느낌"이라면서 "사법적 책임이 없고 당당하다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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