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누리당은 4일 오후 경제민주화 정책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연다. 그동안 당내에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각각 경제민주화 방향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 의총이 당내 갈등의 불씨를 꺼뜨리는 계기가 될지,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요인이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이끌고 있는 남경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경제민주화의 법안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토론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의총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부위원장은 전날에도 "일부 지도부가 자꾸 실체가 없다고 하시니까 의총소집을 요구한 것"이라며 이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경실모는 이번 의총을 계기로 그동안 발의한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큰 틀의 실천 방향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경실모는 지난 4개월 동안 전체회의 및 공청회 등을 통해 횡령·배임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1호 법안을 시작으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순환출자 제한 ▲금융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금산분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재벌 개혁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책의총에 앞서 "경제민주화가 굉장히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번 의총을 통해 의견수렴이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재벌개혁이나 재벌해체와 관련된 문제는 과거에도 엄청난 논의가 있었던 만큼 충분히 체득한 후 토의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와 금산분리 강화 등 재벌구조 개혁 법안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갈등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이날 정책의총에 참석하지 않는다. 최근 박 후보는 경실모와 재벌구조 개혁에 대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박 후보는 무분별한 '대기업 때리기'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의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오남용 문제를 개선하고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의총을 앞두고 "박 후보 캠프와 직접 만나 대선 정책으로 내놓으면 그게 당론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경실모가) 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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