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반등의 동력을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그간 존재하던 당 내부의 위기감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권 민심'의 최대 승부처로 여겨지는 이번 연휴 뒤 잇따라 발표된 대선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에 오차범위 안팎의 차이로 밀리거나 혼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사에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기는 했지만 연휴 직전까지 이어진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경쟁 후보들보다 한 달 이상 앞서 대선후보로 지명된 뒤 오른 '독무대'에서 역사인식 논란 등에 발목이 잡히며 지지율을 갉아먹힌 데 이어 또 다시 높은 벽을 마주한 셈이다.
당 일각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동력을 만들지 못하면 지금의 흐름이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들리고 있다.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선판의 스포트라이트가 자연스럽게 이들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점도 박 후보와 당의 불안감을 부추긴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본부장인 남경필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면 그 때는 다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또 "사람이나 메시지, 행동 양식 등을 모두 점검해보고 힘들다고 하면 지금 해온 방식이 아닌 쪽으로 가야 한다"며 대선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가 추석 전에 발표한 '하우스푸어ㆍ렌트푸어' 관련 부동산 대책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오히려 비판에 직면한 점은 단순히 정책적인 구상을 가지고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결국 동력은 중앙선대위의 남은 공석인 공동선대위원장과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때 약속한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얼마나 상징성이 큰 인사를 기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가 이날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숙고에 들어간 것도 이에 대한 고민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현재까지는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1970년대 권력층의 부패를 비난한 시 '오적(五賊)'을 쓴 김지하 시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 안팎의 전망대로 박 후보가 이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할 지 다른 인사를 내세워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지, 아니면 외부인사 영입 난항으로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지가 현 시점에서 박 후보와 관련된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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