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LTE보다 빠른 DTD'.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든 요즘, 8개 구단 중 7위를 기록 중인 LG트윈스에 붙여진 오명이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의 'DTD(Down Team is Down)' 징크스는 최근 3분기 실적 악화에 주가가 하락한 LG전자와 묘하게 겹쳐지고 있다.
LG트윈스는 시즌 초 좋은 성적을 보이다가 중반 이후 추락하며 'DTD' 징크스를 각인시켰다. 시즌 초반 4강권을 유지했던 LG트윈스의 현재 성적은 29일 현재 8개 구단 중 7위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일으켰다가 중반 이후부터 성적이 추락해 '역시나'하는 실망감을 안기는 것은 LG전자나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LG그룹주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 악화 우려에 외국계 증권사 '매도'리포트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지난 20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주가가 10.51% 내렸다.
LG전자는 빠르게 도입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덕에 스마트폰 성장 기대감이 커지며 1분기 주가가 급등했다. 1월2일 7만6100원에서 3월15일 장중 9만4300원으로 23.91% 올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 달리 스마트폰 분야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후 주가가 고꾸라졌다. 28일도 전날대비 0.43% 떨어진 6만9000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실적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맞물려 7월 이후 급등한 LG유플러스도 이달 들어 3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지난 28일까지 4.2% 빠졌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번 3분기 LG유플러스는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7.35% 하락해 1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LG디스플레이도 LCD 수요가 약해 시장 예상보다 실제 실적이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지난 20일부터 주가가 3.6% 가량 하락했고 LG이노텍은 이달 들어 9.8% 빠졌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주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상반기 비용 절감에서 하반기 매출 성장전략으로 정책을 바꿨다"며 "큰 변화로 비용이 증가해 3분기 실적 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도입 초에는 애플과 삼성의 고가 스마트폰만 수요가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스마트폰 보급화로 2등 업체들에도 스마트폰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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