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키르키즈스탄 비슈케크 한국교육원의 A원장은 2006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4년에 걸쳐 운영 경비를 빼돌렸다. A원장은 모두 156차례에 걸쳐 2억원이 넘는 예산을 쌈짓돈처럼 썼지만 외교통상부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
#방위사업청은 2007년부터 2011년 8월까지 4GB(기가바이트) 용량의 휴대용 저장 장치(USB)를 1개에 95만원씩 주고 사들였다. 납품한 LIG넥스원은 "영하 32도에서 영상 50도의 극한 조건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충격과 진동에 강해 단가가 비싸다"고 설명했지만 1만원짜리 시중 제품도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국방부 감사관실은 뒤늦게 1만원짜리 일반 USB를 사서 쓰라고 지시했지만 이미 600개, 6억원 어치를 사들인 뒤였다. 600만원이면 해결 될 USB 구입에 100배나 많은 예산이 낭비된 셈이다.
시민단체 좋은예산센터는 이렇게 황당한 예산 낭비 사례를 파헤쳐 지난 2000년부터 '밑 빠진 독' 상을 수여해왔다.
지금까지 40여차례에 걸쳐 수여된 밑 빠진 독상 수상 사례로는 5조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새만금 개발 사업(10회 수상)과 근거도 없이 미스코리아 대회 예산을 지원한 14개 지방자치단체(19회 수상), 3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28회) 등이 꼽혔다.
이 상을 제정한 윤영진 좋은예산센터 소장은 "조단위 국방 예산에도 납세자 소송을 허용하고 제보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미국처럼 예산 낭비 시도를 막을 강력한 제어 장치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소장은 아울러 "밑 빠진 독을 막아준 두꺼비처럼 예산 낭비를 막은 사례를 찾아내 예산 두꺼비 상을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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