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해 7월 복수노조제 시행 이후 부산ㆍ경남지역에서 새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획득한 첫 사례로 관심을 끌었던 한진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ㆍ단체협상(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초부터 임단협 타결을 위해 매일 협의회를 열고 협상을 벌인 결과 26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15%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등 1200만원 지급 ▲단체협약 일부 개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헌신한 직원들의 노력에 보답하고 안정된 노사관계 정착과 위기 극복에 매진하기 위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노조도 경쟁력 있는 조선소로 거듭나기 위해 단체협약의 상당부분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의 새 노조는 과거 파업 및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을 벌여 온 기존 산별노조와는 달리 노사 상생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운 독립노조다. 설립 1주일 만에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면서 현재 전체 조합원 701명 중 572명이 가입해 80%가 넘는 지지를 얻고 있다.
새 노조가 단체교섭권을 확보하면서 올해 노사 간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 새 노조는 조합원들의 생계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임단협 체결에 힘써 왔다.
김상욱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정치투쟁에 발목 잡혀 4년 동안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해 조합원들의 생계와 고용불안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며 "이번 임단협 타결로 노사관계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고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사화합 분위기가 한진중공업의 정상화 신호탄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한진중공업은 향후 노사 간 상호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2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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