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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한잔 4000원 중 절반은 임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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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받는 커피값 "우리도 할말있다"

아메리카노 한잔 4000원 중 절반은 임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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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커피빈 4300원, 투썸플레이스 4100원, 스타벅스 3900원, 카페베네 3800원, 엔제리너스ㆍ탐앤탐스ㆍ할리스 3600원….' 국내 대형 커피전문점들의 아메리카노 한 잔 판매 가격이다. 소규모로 운영하는 개인 커피점들은 가격이 2000원 내외를 오간다. 브랜드마다 천차만별인 커피 판매가격.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커피값이 늘 불만이다. 원두값의 수십배를 부풀려 받는다는 지적도 여기서 나온다. 그러나 커피 점주들도 할 말은 있다. 커피값에는 원두비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불하는 4000원의 커피값에는 원두값 말고 무슨 비용이 얼마나 포함된 걸까.


◆제대로 원가 따져라="커피 원가 얘기할 때마다 점주들은 엄청 힘들어합니다. 커피값에 들어가는 게 원두만 있는 게 아닌데 사람들이 아메리카노 한 잔 원가가 150원이다, 200원 이다 해버리니까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는 거죠. 원가 따지더라도 제대로 알고 말했으면 좋겠어요."(C계열사 커피점 가맹영업팀장)

커피 가맹점주들은 커피원가가 이슈화될 때마다 마치 자신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몰아세워지고 있는데 불만을 터트렸다. 커피 원가가 낮게 알려지고 있는데다 인건비, 임대료 등은 간과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K커피점을 운영하는 장모(36)씨는 아메리카노 한 잔 원가가 130원~150원이라는 일부 주장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제일 싼 원두를 써도 그렇게까지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500원으로 대형 커피점보다 40%가량 싸다. 사이즈는 라지사이즈(480ml) 크기다. 100m 근처에 5~6군데 커피숍이 몰려있어 나름대로 시도한 차별화 전략이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본사 원가분석팀에서는 임대료ㆍ인건비ㆍ기자재비용ㆍ매장운영비ㆍ원두 등의 가격을 다 포함시켜 원가를 산정한다"며 "일반 음식점에서도 재료비만 갖고 원가를 얘기하지 않는데 유독 커피점에만 인색한 기준을 내세운다"고 지적했다.


◆커피값의 절반 이상이 임대료=커피원두는 1Kg 당 1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여기서 커피점들이 주로 쓰는 원두는 2만5000원에서 4만원대. 장씨는 4만원대를 쓴다. 커피의 진한 맛 때문에 오는 고객들이 많아 2샷을 넣는다. 이렇게해서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는 14~16g 정도. 14g을 쓸 때 원두값만 560원이다. 원두를 갈면서 중간에 버려지는 손실 (loss)까지 산정하면 600원이 넘는다. 원샷으로 하고 2~3만원대 원두를 쓴다고 해도 족히 400원은 된다. 실제 업주 입장에서 원두원가 150원은 터무니없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컵은 아이스컵 기준, 본체와 뚜껑 포함시 250원이고 종이컵은 이보다 조금 낮다. 컵에 끼우는 종이홀더는 무지 30원, 로고가 인쇄됐다면 45원이다. 빨대는 개당 30원, 개별 포장된 경우 45원이다. 택배비는 포함하지 않았다. 2~4잔 사갈 때 커피를 담는 트레이더도 개당 100원이다. 물값은 2L가 1000원 미만인 것을 상기할 때 250ml를 기준으로 봤을 때 100원 가량이다. 이렇게 따졌을 때만해도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가는 재료비만 910원이다. 물값, 트레이더 비용, 시럽은 뺀 가격이다.


더 큰 게 남았다. 임대료와 인건비. 홍대 19.8㎡(6평) 기준 한 달 월세는 부가세 포함 165만원이다. 인건비는 월 180만원정도다. 여기에 수도세 10만원, 전기세 18만~25만원등 매장 유지비용까지 포함하면 375만원이 고정 비용으로 나간다.


커피전문점 한 점주는 "커피점들이 왜 사이드메뉴에 목을 매는지 아냐"고 물으며 "커피만으로는 이윤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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