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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박기수 | 戀情으로 붓질한 열정적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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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수…작가와의 대화

서양화가 박기수 | 戀情으로 붓질한 열정적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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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수(63) 화백의 ‘산’작품과 마주대하면 산행 길에 막 들어설 듯 이끌리게 된다. 이 강력한 인력(引力)의 힘은 오랜 밑 작업에서 이룩된 숨김없는 참 이야기를 그려내는 그만의 독창적 작품세계 때문이다. 산 현장 감동을 마음속에 담아 재해석 낸 선과 색채는 조절과 어울림 그리고 두터운 마티에르의 깊이감과 더불어 생기 넘치고 끈끈한 생명력으로 드러난다. 그는 실재(實在)하는 산을 그린다. 화면은 추상성이 도드라지지만 거기에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실존성이 내포되어 있다.


경남 사천이 고향인 그는 화업(畵業) 35년 동안 우직하게 산(山)만을 그리며 산의 사계와 풍광을 가슴으로 담아온 눈물겨운 작업을 해왔다. “나는 40대를 산 속에서 보냈다. 설악, 계룡, 치악산 등지의 폐가에서 음식을 끓여먹으며 10년 동안 산에서 산 그림을 그렸었다”며 회고했다. 그가 그토록 산에 강한 신념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은 산인데, 산에 있는 나는 어디에 있는가. 산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면 산을 품고 정신을 나누게 되는데 결국 ‘나’의 실체를 얻는 것이었다. 그것이 누구나의 희망일 것이다. 산에는 그것이 있고 나는 그 산을 그리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산 작품들은 그의 자서전임과 동시에 가득 찬 연정으로 붓질한 순수영혼에 말을 거는 열정적 서사시이다. 한편 서양화가 박기수 작가는 개인전 22회와 미국 뉴욕, 홍콩, 중국 등 국내외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했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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