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오주연 기자]최근 미용이나 패션 등 자신을 위한 스타일링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 일명 '그루밍(Grooming)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외적인 스타일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디테일하게 관리하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한 인터텟 포털사이트의 남성과 관련된 미용 카페에는 회원수가 6만명을 육박할 정도다.
지난 22일 오후에 찾은 강남역의 한 성형외과. 코 성형을 하고 나오는 20대 젊은 남학생부터 상담을 받기 위해 진료를 기다리는 50대 남성까지 남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기실에 있는 10명 가운데 6명이 남성이다.
이성현(53ㆍ남) 원장은 "최근 들어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 많아졌다. 전체의 40% 가량은 남성들로 대부분 코 성형을 하는 사람이 많고, 이어 눈과 무턱 수술을 많이 한다"며 "이전에는 연예 지망생이나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일반 직장인부터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의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 실장인 김성연(37ㆍ여)씨는 "비쥬얼 시대다 보니 남들한테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며 "남성들은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를 따지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안전하고 확실한 수술을 원한다"고 말했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병원으로 들어오는 김진구(28ㆍ남)씨는 "취업 준비생이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외모도 스펙이다'라는 말을 많이해 고심끝에 코 성형을 결심했다"며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전보다 더 나아진 외모를 보면 더욱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눈 밑의 다크서클을 제거 했다는 자영업자 최강성(43ㆍ남)씨는 "과로와 음주 흡연 등으로 다크서클이 심각해 수술을 하게 됐다"며 "인상도 자연스럽게 개선되고 이목구비도 더욱 또렷해진 기분"이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A피부과 역시 남성들로 북적였다. A피부과 최연희(31ㆍ여) 간호사는 "수년 전만해도 여성들로 북적이던 병원에 남성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10명 가운데 5명은 남성"이라며 "최근에는 피부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전용 병원까지 생긴 것으로 안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피부과를 찾는 남성 대부분은 모공과 여드름 치료 및 탄력 에센스와 팩 등의 기본적인 피부관리를 받는다"며 "최근에는 주름을 탱탱하게 해주는 박피술을 받는 남성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부관리가 1회에 7만∼10만원에 달하는 등 다른 관리를 병행할 경우 20만원을 훌쩍 넘어서지만 남성들의 경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라면 서슴없이 지갑을 연다"며 "일주일새 피부관리에 등록한 남성만 20여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외모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물론 호텔 스파에도 남성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리츠칼튼 서울이 지난해 12월 문을 연 떼마에 스파는 남성 고객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특히 강남 오피스 상권에 있는 회사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리츠칼튼 호텔 관계자는 "깊고 파워풀한 트리트먼트로 근육을 이완해 활력을 넣어주는 스파가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라며 "1시간에 14만원인데도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스파 역시 인근의 남성 회사원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스파를 이용하는 고객 중 절반이 남성"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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