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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망 없는 오릭스, 이대호 역전극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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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망 없는 오릭스, 이대호 역전극만 남았다 [사진=SBS CN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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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의 배트가 심상치 않다. 이틀 만에 3안타를 몰아치며 9월 초중반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다. 그 사이 다관왕의 희망은 다시 샘솟고 있다.

이대호는 19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22호 홈런을 터뜨렸던 전날의 타격감을 유지, 2할8푼5리였던 시즌 타율을 2할8푼9리(481타수139안타)로 끌어올렸다.


컨디션은 맹타를 휘두르던 5월과 7월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날 세 개의 안타 방향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좌, 우, 가운데로 고르게 퍼지며 특유 순발력과 노림수가 돌아왔음을 입증했다.

니혼햄은 역시 보약이었다. 이대호는 이날 전까지 퍼시픽리그 팀 가운데 니혼햄을 상대로 가장 높은 타율(0.319)을 선보였다. 홈런과 타점도 각각 5개와 19점으로 가장 많았다.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도 천적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 3안타 추가로 니혼햄전 타율은 3할3푼7리로 마무리됐다.


기운을 회복한 이대호. 비공식 다관왕의 희망은 다시 피어올랐다.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한 퍼시픽리그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82점을 기록 중인 타점은 부동의 선두.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73점)와의 격차는 무려 9점이다. 부실한 오릭스 타선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라 할 수 있다.

가망 없는 오릭스, 이대호 역전극만 남았다 히어로 인터뷰 단상에 오른 이대호(오른쪽)와 투수 데라하라 하야토(사진=오릭스 버팔로스 홈페이지 캡쳐)


타점 다음으로 눈에 띄는 기록은 루타수, 홈런, 장타율 등이다. 이 가운데 루타 수는 231개로 1위를 달린다. 2위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 219개)와의 격차가 12개까지 벌어져 수성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공식 다관왕이 걸린 홈런. 이대호는 18일 니혼햄전에서 때려낸 시즌 22호로 선두 나카무라(24개)를 2개차까지 따라붙었다. 막판 대역전극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셈. 몰아치기에 강한 특성은 그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


이대호는 4월과 6월 각각 2개와 1개의 홈런을 때리는 데 그쳤다. 5월과 7월은 달랐다. 각각 8개와 7개를 몰아치며 본격적인 홈런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살아난 타격감을 감안할 때 홀수 달의 거포 본능은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


이대호는 쏘아 올리는 대형아치 수에 따라 타이틀 하나를 더 얻을 수 있다. 수치 상승으로 직결되는 장타율이다. 이대호는 0.480으로 이 부문 2위를 달린다. 0.009차로 선두를 달리는 윌리 모 페냐는 최근 6경기에서 6개의 안타를 쳤다. 하지만 이 가운데 장타는 16일 니혼햄전에서 때린 2루타 한 개뿐이었다.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지만 순위 상승이 기대되는 부문도 있다. 최다안타와 타율이다. 이대호는 최근 3경기에서 7안타를 몰아쳐 최다안타 부문 4위(139개)로 올라섰다. 공동 2위 우치카와 세이치(소프트뱅크 호크스), 이토이 요시오(니혼햄)와의 격차는 1개. 1위 나카지마(151개)를 끌어내리긴 다소 버거워 보이나 그 뒤를 잇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2할8푼9리인 타율도 3할대로 끌어올린다면 상위 5위권 입성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가망 없는 오릭스, 이대호 역전극만 남았다 이대호[사진=SBS CNBC 제공]


결국 비공식 다관왕의 관건은 어렵게 잡은 상승세를 얼마나 이어가느냐다. 이대호는 시즌 종료까지 12경기를 앞뒀다. 일정은 순조로운 편이다. 대체로 강한 면모를 보인 지바롯데 마린스와 다섯 차례 부딪힌다. 이대호는 지바롯데를 상대로 타율 3할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네 차례 대결을 앞둔 소프트뱅크 상대 성적 역시 뒤지지 않는다. 홈런은 없지만 타율 3할4리 11타점을 남겼다.


3년 만에 8연패 늪에 빠지며 사실상 퍼시픽리그 꼴찌를 확정지은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마저 사임을 표명한 가운데 이대호는 올 시즌 유일한 소득이라 할 수 있다. 데뷔 첫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한 ‘빅 보이.’ 그의 배트가 막판 몇 개의 타이틀로 구겨진 선수단의 자존심을 회복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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