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박현규 교수 연구팀, DNA 이용 모든 논리게이트를 구현하는 데 성공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초소형 미래 바이오전자기기를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이 개발됐다.
카이스트(총장 서남표)는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유전자(DNA)를 이용해 모든 논리게이트를 나타내는 데 성공, 나노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스몰(Small)’ 7월호(23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고 18일 밝혔다. 이 논문의 제1저자는 박사과정 학생이다.
현재 최첨단기술로도 10nm(나노미터) 이하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를 만들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DNA는 굵기가 2nm쯤으로 가늘어 더 값싸면서도 획기적인 집적도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2나노급 반도체가 개발되면 우표크기의 메모리반도체에 고화질영화 1만편을 담는 등 상용화 중인 20나노급 반도체보다 약 100배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DNA는 4종류의 염기인 아데닌(adenine, A), 시토신(cytosine, C), 구아닌(guanin, G), 티민(thymine, T)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A는 T와, G는 C와 각각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정DNA는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염기서열을 지닌 또 다른 DNA와 결합, 이중나선구조를 이룬다. 연구팀은 이런 DNA의 특이적 결합특성과 구조변화에 따른 형광신호 특성이 있는 고리모양의 분자비콘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생체DNA물질을 디지털회로에서 쓰이는 논리게이트와 같은 역할을 맡도록 입력신호로 사용, 고리모양의 DNA가 열리거나 닫히도록 했다.
고리모양 DNA가 열린 모양에선 형광신호가 늘고 닫혔을 땐 형광신호가 준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형광신호 변화를 출력신호로 썼다.
연구팀은 제한적 시스템만을 나타내는 기존의 논리게이트 문제점을 뛰어넘어 8가지 모든 논리게이트(AND, OR, XOR, INHIBIT, NAND, NOR, XNOR, IMPlCATION)를 나타내는 데 성공, 반도체기술로써의 적용가능성을 높였다.
또 각각의 논리게이트 연결을 통한 다중 논리게이트(Multilevel circuits)와 논리게이트의 재생성을 보여주는 데도 성공했다.
박현규 교수는 “하나의 분자비콘을 모든 게이트구성을 위한 보편적 요소로 써서 값싸면서도 초고집적 바이오전자기기 가능성을 높였다”며 “분자수준의 전자소자연구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박기수 박사과정 학생(제1저자)은 “DNA는 10개의 염기서열 길이가 3.4nm, 굵기가 2nm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물질이므로 이를 이용, 전자소자를 만들면 획기적인 집적도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단한 시스템디자인으로 정확한 논리게이트를 만들어내 DNA반도체를 붙인 바이오컴퓨터가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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