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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 없애야 텃새로 키운다
-잘해야지 욕심버리고 새 조직 우선 적응
-회사선 신입사원 같은 관심, 배려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4년차 직장인 A씨는 지금까지 회사를 두 번 옮겼다. 첫 직장은 6개월 만에 뛰쳐나왔다. 구직기간이 길어져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 것이 화근이었다. '죽자고 마시는' 회식 문화, 직장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 등 A씨가 대학시절 꿈꾸던 회사 생활과는 180도 달랐다. 이에 실망한 A씨는 사표를 던지고 다른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첫 직장 보다는 유연한 회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으나 A씨는 3년을 채우고 조금 더 조건이 나은 곳을 찾아 나왔다. 그런데 지금 회사도 썩 내키지는 않는다. "여긴 이래서 문제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탓이다.


국내 주요 도시 100인 이상 기업 내 경력 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절반 가까이나 된다. 기업들이 특별한 교육 없이도 단기간 내 성과를 빨리 낼 수 있는 '준비된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력 사원의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의 58.1%가 이직 후 텃세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다. 주로 업무 자료를 공유받지 못했거나 업무 능력ㆍ성과의 과소평가, 의견 무시, 뒷담화, 집단따돌림 등을 경험했다. 텃세에 시달린 기간은 평균 4.2개월이었으며, 이로 인해 재이직을 선택한 비율도 32.2%나 됐다.


사람인 관계자는 "연봉, 직급 등을 올려서 이직하면 만족도가 월등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성과에 대한 기대감과 기존 직원들의 배타적인 태도 등으로 초년생 시절보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연봉 등의 조건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와 본인의 궁극적인 목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이 펴낸 '경력 사원이 기업의 인재로 정착하려면'이라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경력 사원의 부적응 원인과 조기 정착을 위한 방안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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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사원 조기 정착은 이렇게…= 직장인 B씨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 회사를 자주 옮겨 다닌다. 새로운 직장이 자신의 경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어떤 직장인 다음 직장으로 좋을지가 관심사다. 조건만 괜찮으면 '철새처럼' 회사를 옮겨가니 업무에 늘 수동적으로 임한다. 이러다보니 직장 동료들도 B씨를 '잠시 거쳐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동료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기존 구성원들은 경력 사원 부적응을 개인 차원의 문제로 돌리기도 한다. 조직의 철학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은데 예전에 몸담았던 기업의 사례를 억지로 도입하려 하거나 현 회사의 시스템을 깎아내리는 경우가 있어서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기존 구성원들이 단순히 텃세를 부린다고 치부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혹시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지, 예전 경험을 과신한 나머지 새로운 조직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새 조직에 기꺼이 녹아들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비운다고 해서 자신의 역량이 사라지진 않는다. 예전의 나를 비우고 새로운 조직 문화와 체계를 받아들여 내 것으로 체화한다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구성원들과의 관계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경력 사원에 거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성급하게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직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성과를 내기 위한 기반을 튼튼히 구축하는 기간으로 삼는다. 기존 구성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면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부서 내 상사나 동료 외에도 사내 동호회와 같은 모임에 나가 기업 문화와 분위기를 익히는 것 또한 조직 내 융화를 돕는다.


긴 안목으로 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직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세운 최종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뤄진다. 그러나 이직 자체에 너무 함몰되면 본래의 목적을 잊고 몸값을 올리려고 여러 직장을 전전하게 된다. 최나은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직 준비 과정부터 본인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가치관과 방향이 일치하는 기업을 찾아 이직한 후 장기적인 경력 계획과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이 할 일= 경력 사원이 조직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기업의 성과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잘 적응하지 못할 경우 비용 손실은 기본이고 조직 분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조직은 경력 사원에게 '경력이 있으니 알아서 적응하고 빨리 성과를 내겠지'라는 생각을 당연히 한다. 그래서 신입 사원 대비 경력 사원을 위한 사내 프로그램이 사실이다. 경력 사원들이 새로운 문화에 조기 정착하기 위해서는 신입 사원 못지않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경력 사원은 상대적으로 기업 내 인적 네트워크나 정보가 부족한 탓에 혼자서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력 사원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려면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 부서 또는 팀 단위의 워크숍 등 기존 구성원과 경력 사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면 도움이 된다. 업무 외에 개인의 고민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경력 사원끼리 정기 모임을 개최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해 입사한 사원들을 모아 기수(其數)로 정하고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으며 동질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멘토링 제도도 필요하다. 업무 지도 뿐만 아니라 관계 형성, 고충 상담 등을 통해 조직에 보다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서다. 직급 차이가 많이 나지 않거나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경력 사원 입사자를 멘토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 멘토링은 입사 3개월 이내 시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 구성원들이 경력 사원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배타적인 시선 또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 단계부터 전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경영진부터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성공한 사례를 이뤄내야 한다. 인재 영입을 통한 성공 경험을 조직 내에서 공유하면 기존 구성원과 경력 사원 간 경계선도 점차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최나은 선임연구원은 "경력 사원 채용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채용부터 육성까지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경력 사원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노력을 하는 등 조직과 개인의 노력이 함께 이뤄질 때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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