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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헌금’ 의혹 결국 모두 빈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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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선 앞두고 미리 劍 떨굴 판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대선을 3개월여 앞둔 가운데 검찰이 분주히 여·야를 번갈아가며 겨누고 있지만 정작 칼끝이 무딘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14일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51)를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양씨가 공천 청탁 대가로 챙겨 받은 돈은 모두 40억 9000만원, 이 가운데 10억원 안팎의 자금이 민주당 경선 관련 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 홍보 사업에 수완을 발휘한 양씨는 라디오 21 등 여러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며 SNS도 적극 활용하는 모바일 전문가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가 올해 1월과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해찬 당대표를 위해 모집한 모바일 선거인단 규모만 각 27만, 4만여명에 이른다.

검찰은 양씨가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등에 사용한 비용 외에 추가로 6억원 안팎의 자금을 현금화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씨로부터 흘러나간 돈과 민주당의 관계를 살펴 정당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서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 안팎에선 그러나 수사 초기부터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견제하기 위한 수사 아니냐는 시각이 뒤따랐다. 공천에 도움을 받을 요량으로 이양호 서울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56·구속기소) 등 3명이 돈을 건넸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드러난 자금 사용처는 실제 선거 홍보 업체를 운영한 양씨의 사업자금에 가깝고, 청탁자 모두 공천을 받는데 실패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내 경선 지원을 위한 양씨의 행보 또한 자원봉사에 가까운 성격으로 봐 당 지도부와 긴밀하지 않았으리란 관측이 높다. 양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박 원내대표와 3800여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정황 역시 평소 트위터, 문자메시지 등을 즐겨 활용한 양씨의 습관에 기인한 것일 뿐 관계의 척도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양씨 본인은 박 원내대표로부터 명의를 사용할 권한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문자 전송 사실 자체를 모르는 등 문자메시지와 관련된 양씨의 진술마저 법정에서 증거능력이 의심받을 확률이 높다.


검찰 수뇌부가 직접 주요 피의자들을 구속하고,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통화내역 조회까지 수사에 가용한 방법을 대부분 동원하고서 뒤늦게 여죄의 여지를 남겨 중앙지검으로 넘긴 대목도 논란 거리다. 표면적으로는 정당법 위반 혐의 등 공안수사의 여지가 남아 문제될 것 없다고 비춰지지만 중수부가 지닌 위상이 검찰총장 직속의 특수수사 기관에 그치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중수부는 전국적인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양씨의 진술 외 구체적인 자금흐름도 찾지 못한 ‘검찰의 민주당 망신주기 수사’라고 지적하며, “중수부에서도 엮지 못한 사건에 대해 공안부에서 무엇을 밝힌다는 것이냐”,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은 사과하고 용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수사 역시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지검 공안부(이태승 부장검사)는 ‘3억원 공천헌금’ 의혹의 핵인 무소속 현영희 의원(61·여)을 무려 5차례 불러 조사했지만, 현 의원은 “활동비 명목으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48·구속기소)에게 500만원을 줬을 뿐”이라는 초기 입장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시로 혐의 입증에 자신을 표했지만, 사건 폭로에 나선 현 의원의 전 수행비서 정모(37)씨와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진 조기문씨 진술 외 이렇다 할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다. 하물며 법원은 지난 7일 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여러 정황증거를 보태더라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법원은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당사자들의 ‘입’마저도 “피의자, 제보자, 공범 등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봐주기 기각’이라며 이튿날 곧장 반발했지만 수사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검찰은 현 의원 외에 또 다른 3억원 의혹의 주인공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도 불러 꼬박 하루를 조사했지만 윤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현 의원과 윤 의원을 불구속기소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정계 비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할 검찰이 여·야를 막론하고 부실수사 논란에 휘말려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칼끝을 떨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검찰 안팎을 떠돌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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