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애플은 12일(현지시간) '아이폰5'를 발표했으나 외신들은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고 보도했다.
2007년 첫 출시 이후 해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해온 애플이 지난해 10월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이렇다 할만한 혁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폰5도 화면이 더 커지고 얇고 가벼워진데다 4세대 통신망(LTE)를 지원하고 강력하면서도 전력소비가 줄은 프로세서를 채용했지만 잡스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는 이유다.
팀 쿡 CEO는 이번에도 직접 제품을 소개하는 대신 필 실러 부사장에게 기회를 넘겼다. 제품 발표회장을 화려하게 휘어잡던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중에 등장했던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혁신적인 기능이나 제품을 뜻하는 '하나 더(One more thing)'도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5가 화면이 커진데다 음성 인식 기능인 '시리'도 더욱 강력해지는 등 진화한 것은 맞지만 '대약진(great leap forward)'을 했다는 평가는 없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5년간 새로운 유행을 정착시키는 '트렌드세터' 역할을 해왔으나 이미 경쟁사들이 내놓은 것 이외에 새로운 것이 없다고 이 신문은 평했다.
애플의 팬보이(광팬)들 사이에서도 선구자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애플의 아이폰 소문이나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1%상승하는데 그치며 최근 기록한 사상최고가 이하로 거래를 마쳤다.
자산관리 업체 데스티네이션 웰스매니지먼트의 CEO 마이클 요시카미는 "이미 모든 것이 혁신적인 상황에서 더이상 놀라운 사실(Wow Factor)는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회사인 스턴 어지의 애널리스트 쇼 우도 로이터에 "그들(애플)은 이전에는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방어적인 역할이 더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아이폰5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경쟁사들의 혁신기능을 소개하기도 했다.
구글과 삼성전자의 합작품인 갤럭시 넥서스나 앞으로 출시될 윈도폰이 가지고 있는 모바일결제기능이나 갤럭시S3 등 최신 안드로이드폰의 '터치 투셰어(Touch to Share)'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터치 투 셰어'는 스마트폰끼리 가벼운 접촉을 통해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아이폰5는 MS가 도입한 무선 충전기능도 없다. 지불결제 시스템이 큰 변화를 불러올 NFC기능도 빠졌다.
또 아이폰은 아직 홈 화면에 정적인 아이콘을 채용하고 있는데 비해 안드로이드폰이나 윈도폰은 홈 화면만 봐도 곧바로 현재 날씨나 새로 도착한 이메일, 페이스북업데이트 등을 보여주는 기능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음 달로 알려진 차기 발표행사 등에서 기대한 만큼의 혁신적인 내용을선보이지 못하면 앞으로 애플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달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이번 행사에서 아이패드 미니의 출시에 대한 어떤 힌트도 밝히지 않았다.
채닝 스미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스 그로쓰 펀드의 공동운용역은 "투자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연말에 아이패드 미니를 팔 수 있느냐 여부다"라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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