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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남자>, 송중기가 전부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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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남자>, 송중기가 전부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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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남자> 1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여자의 우발적인 살인,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의 희생, 성공하고 싶은 여자의 배신, 그로 인한 남자의 타락. <차칸남자>는 자극적인 사건을 연이어 배치하며 빠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밋밋했던 첫 회였다. 정통 멜로 장르에서 시청자들의 몰입을 돕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섬세함이다. 마루(송중기)와 재희(박시연)는 “구질구질한 시궁창”에서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공유한 동지 같은 연인이지만, 마루에게 재희란 자신의 미래를 포기할 만큼 소중한 여자인 반면 재희에게 마루란 성공과 맞바꿀 만큼 가치 있는 남자는 아니다. <차칸남자>는 두 사람의 1순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재희의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 쓴 마루와 기어이 기업 회장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재희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사건과 그에 따른 인물들의 행동은 그저 결과일 뿐, 보는 이를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이 감정으로 표출되고 그것이 사건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야만 한다.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던 순정남에서 다른 곳을 응시하며 ‘꽃뱀’과 키스하는 ‘제비’가 된 마루의 변화 역시 커다란 구멍이 느껴질 정도로 허술하고 진부했다. 그 와중에 마루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심정적으로 이해시킨 것은 배우 송중기였다. 살인현장에서 재희를 내보내고 경찰을 기다리며 아픈 여동생에게 전화를 거는 순간 마루는 여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인지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냈다는 안도감인지 모를 눈물을 보였고, 6년 만에 비행기에서 재희와 마주친 마루의 얼굴에서도 쉽게 감정이 읽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 스피드에 묻힌 감정선을 끄집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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