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 '체크 포인트'는?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1.28% 올랐다.
지난달 31일 미국 잭슨홀 연설에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필요시 제3차 양적완화(QE3)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가운데 중국 경제지표 호조 등이 겹치며 코스피는 주 초반 상승 출발했다. 이후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하면서 약보합세가 이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불확실성이 번진 가운데 미국 제조업 및 건설 지표 부진으로 경기개선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는 1870선대로 하락했다.
이후 미국·유럽 등 글로벌 경기지표가 부진했지만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국채매입 프로그램 등 유로존 위기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등세를 보였다. 주 후반 실제 ECB 회의에서 무제한 국채 매입을 결정하면서 코스피는 1920선 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주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19억원, 880억원어치를 팔았고 외국인은 1714억원어치를 샀다.
이번주 시장은 'ECB 효과'의 연장선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응수에 관심을 두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국채매입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으나 유럽의 정치권이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유럽 문제는 얼마든지 또 불거질 수는 있으나, 유럽 정치권의 정책 대응 등을 통해 파국은 없을 것이라는 학습효과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달 시장이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ECB 단독이 아닌 강력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이번주 12일 예정된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 위헌 여부 판결,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FOMC, 그리고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SM 판결은 합헌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으나 시장에 안정감을 더 부여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평가다. EU 재무장관회담에서는 스페인 구제금융과 ESM 가동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다. FOMC에서는 제3차 양적완화(QE3)가 구체적인 시사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짧은 트레이딩 보다는 긍정적인 이벤트 결과를 가정한 '매수-보유'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며 "그동안 틈새시장을 형성했던 중소형주나 코스닥 보다는 대형주와 핵심주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형주 가운데서는 시장 방향성과 무관한 개별재료를 보유한 게임,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제약주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하향조정은 진행형"이라며 "특히 소형주 주당순이익(EPS) 변화율 하락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소형주를 대응하는 관점은 실적보다 성장성 및 수급 여건에 중점을 두라는 설명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는 애플의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있어 미국 IT 애널리스트들의 신제품 매력도 진단 및 이에 따른 판매 가이던스 추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만약 기존 애플 제품의 매력도가 재현된다고 가정할 경우 IT 업황 개선에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위축으로 미국의 산업생산·소매판매·미시건대소비자신뢰지수 등은 전월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무역수지도 전월비 둔화가 예상됐다. 유럽 산업생산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한편 선물·옵션 동시만기주간을 맞아 외국인의 차익잔고 일부 청산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국가·지자체의 이른 청산으로 매수 여력이 확보함에 따라, 만기 당일 외국인의 청산 물량이 출회되더라도 충격을 주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판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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