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데 대해 네티즌의 축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한국 영화로선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받은 첫 최고상이다. 임권택, 이창동, 홍상수 등 걸출한 감독들도 심사위원상, 작품상 등을 받긴 했으나 단 하나뿐인 최고상을 수상하진 못했다.
지난 수년간 김 감독은 메이저영화사와의 법정소송, 수년간 함께 했던 동료의 배신 등으로 인한 심적 충격으로 강원도 산골에서 은둔했다. 피에타는 그런 그의 재기작이 된 셈이다.
이에 유명인들을 비롯한 네티즌의 수상 축하가 잇따르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밤늦게 트위터에 "김기덕,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소설가 이외수는 "오 대한민국을 빛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기덕 감독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국위선양'조의 트윗을 올렸다.
가수 윤종신은 그룹 '원더버드' 출신 조동희 씨가 올린 "이번 6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피에타'의 음악감독은 하나음악의 박인영언니랍니다. 두배로 축하합니다!"라는 트윗을 리트윗하며 "저랑 생년월일이 같은 친구랍니다 으쓱으쓱"이라고 '깨알같은' 물타기를 시도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는 "어려운 환경에서 영화를 시작해, 아웃사이더에서 이젠 최고의 감독 반열에 올랐기에 더 자랑스럽습니다"라며 김감독을 격려했다. 그는 또 "각자의 삶과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아웃사이더, 비주류, 자기 세계의 고집, 수상소감 중의 아리랑…만세입니다"라며 사회약자에 주목해온 감독의 작품세계를 높이 평가했다.
배우 문성근은 "현재 150개관 개봉 중이니 축하 겸 관람해야겠습니다"라는 축하말을 전했다. 이외에 2PM 택연을 비롯해 이현승 감독,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 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유명인들이 '피에타'의 수상을 축하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의 트윗은 김감독의 팬으로써 느끼는 기쁨을 잔잔히 표현했다. 노 의원은 "김기덕 영화를 보는 일은 늘 고통이었습니다. 그가 주는 고통을 기꺼이 맛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내어온 사람으로서 김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은 저에게도 위안이 되는군요. 감독님!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라고 진심어린 인사를 전했다.
한편 네티즌은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을 계기로 저예산·작가주의 영화에 인색한 한국 영화계와 파격을 배척하는 보수적인 문화가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보수성에 대해 감독의 오랜 고집이 일격을 가했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유쾌하다"(@abbag**), "김기덕의 수상은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 부끄럽다. 사실 한국영화계가 그에게 해 준 것이 없다. 그의 제작비의 대부분은 자신의 돈과 해외 판매 수익으로 충당된 것이다. 한국 영화계가 키워낸 감독이 아니라 한국 밖의 관객과 영화인이 키운 감독이다.(@bluei**) 등의 의견이 그것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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