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캐나다에서 일본으로 6만명 투약 분량의 필로폰을 몰래 들여보내려 한 유학생 출신 2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유학생 신모(27)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5월 캐나다 밴쿠버 소재 모 호텔에서 회사원 김모(26)씨에게 필로폰 3Kg이 든 여행용 가방을 건넨 뒤 일본으로 운반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3Kg(검찰 추산 시가 15억 7700만원)은 약 6만명에게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이다.
김씨는 신용카드 빚에 시달리다 "운반 대가로 1000만원을 주겠다"는 신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그러나 문제의 필로폰 가방을 든 채 나리타 공항으로 입국하려다 일본 세관에 적발돼 현장 체포됐다. 김씨는 일본 법원에서 1심 징역 9년, 벌금 450만엔(한화 약64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치바형무소에 수감 중이다. 검찰은 일본 법무성과 형사사법공조 끝에 신씨의 신원을 확인하고 지난달 23일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체포해 구속했다.
검찰은 신씨에게 필로폰을 제공하고 김씨의 항공비용을 댄 한국계 캐나다인의 정체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공범이 캐나다 마약밀매조직의 일원일 것으로 보고 미국 마약청 한국지부를 통해 캐나다 수사당국에 정보를 제공한 뒤 현지 수사를 돕고 있다. 검찰은 신씨가 김씨 외에도 다수의 한국인을 마약운반책으로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케냐에서 필로폰 3.4Kg을 소지한 한국인 여고생이 현지에서 체포되거나, 앞서 2009년과 2010년 대만으로 몰래 헤로인을 들여가려던 한국인들이 연이어 체포되는 등 최근 국제 마약거래에 한국인이 운반책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급전 마련이나 공짜 해외여행 등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인이 국제 마약 운반책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거듭 확인된다"며 "국내법은 물론 현지법에 의해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는 만큼 국민 인식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약유통 관여자는 사형 선고는 물론 실제 집행까지 이뤄지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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