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검증 안되면 쉽지 않을 것' 취지"
"오랜 친구로서 얘기한 것"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협박 및 대선 불출마 종용 의혹에 휩싸인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정준길(사진) 공보위원은 6일 "친구(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와 농담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의혹을 폭로한 금태섭 변호사는 정준길 위원과 같은 서울대 공법학과 출신이다.
정 위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금 변호사와) 대학 친구"라며 "친구끼리 농담했던 것을 가지고…낯이 뜨겁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위원은 또 "무슨 협박이고 종용이냐"며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친구와 농담으로 나눴던 얘기"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금 변호사가 폭로한 내용의 진위여부를 묻자 "(대선기획단 차원에서) 의논을 해봐야 한다"며 "입장을 정리해서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통화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차를 몰고 출근하던 중 갑자기 금 변호사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며 "안 원장에 대한 검증관련 업무도 공보위원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그러면서 "(금 변호사에게) 시중에 떠도는 얘기를 해주면서 '그 부분에 대한 제대로된 검증이 되지 않으면 아마 출마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이어 "공보위원에 불과한 제가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거나 협박할 입장이나 지위에 있지도 않다"며 "오랜 친구로서 얘기한 것이다. 이를 가지고 정치공작이나 배후 운운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향후 자신의 거취나 입장에 관해서는 "당의 명에 따라야죠"라고 밝혔다.
1996년 사법연수원을 수료(25기)한 정 위원은 서울지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을 거치며 검사로 일했다.
정 위원은 지난 4ㆍ11총선 때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안 원장의 '네거티브 대응' 창구로 활동중인 금 변호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 위원이 지난 4일 전화를 걸어) '안 원장의 여자문제와 뇌물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금 변호사가 정 위원한테서 받았다는 '협박'의 내용은 ▲안 원장이 안랩 설립 초창기인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투자 담당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것 ▲안 원장이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었다는 것이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정 위원의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한 치의 의혹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금 변호사는 또 "새누리당이 자행하고 있는 이 같은 일은 차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고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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