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의 국외여행 항공여비로 623억원이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36% 이상 늘었다.
5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공무국외여행 운영현황을 보면 중앙행정기관 48곳의 출장인원은 3만6212명으로 전년 3만2599명에 비해 11% 가량 늘었다.
여행경비 증가폭은 더 컸다. 지난해 항공여비로 총 623억5600만원이 쓰인 것으로 집계돼 전년 458억1200만원에 비해 36%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명당 항공비로 따지면 140만원에서 172만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전국 16개 광역시ㆍ도는 지난해 8074명이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광역시ㆍ도 공무원들의 국외여비로 쓴 돈은 198억6900만원에 달했다. 한명당 246만원씩 쓴 것으로, 항공료에 체제비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최근 세달간 공공기관 95곳을 조사한 결과, 공무국외여행이 이해관계자의 로비나 유착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적절한 공무국외여행을 사전에 통제할 시스템이 없는데다 필요치 않은 일로 국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예산낭비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권익위는 직무상 이해관계자와의 국외여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사전통제 장치를 강화한 제도개선안을 1000여개 공공기관에 권고했다. 공무국외여행 계획서나 결과보고서, 여비집행 세부내역, 이해관계자 제공내역 등 구체적인 현황을 공개하는 걸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권익위는 "개선방안이 시행되면 국외여행을 매개로 공직자와 이해관계자가 부적절하게 유착되는 걸 막을 수 있으며 예산낭비 소지가 줄어드는 등 공직자의 국외여행 과정이 전반적으로 투명해질 것"이라며 "각 기관별 정기적인 자체 감사활동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