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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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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평창 색깔 여행-녹색의 여름과 하얀색의 가을, 두계절을 품는다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9월의 시작, 평창은 지금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고 있다. 성성하게 녹색빛을 토해내는 장전리 이끼계곡(사진 위)은 아직 한여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진하고 있고, 순백색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 봉평들녘은 가을내음으로 진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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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가만히 바람을 타고 도는 향기를 느껴봅니다. 들큼한 내음에 온 몸이 쫘르르~ 떨립니다. 여름. 녹색의 유혹적인 향기로 마음을 들뜨게 하고 끝내 신열을 안겨주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물빛을 머금은 녹색은 가기 싫다며 아우성을 칩니다. 이젠 자연의 색이 바뀌고 있습니다. 순백색 메밀꽃 향기로 가을이 열립니다. 메밀꽃이 달빛을 품습니다. 마치 소금을 뿌린 것처럼 빛을 내며 은은한 자태를 뽐냅니다. 메밀향을 담은 바람이 볼을 스칩니다. 가슴이 울렁입니다. 또다시 신열이 일어납니다. 이제 가을사랑이 시작되나 봅니다.

지금 강원도 평창은 여름과 가을색이 공존하고 있다. 신비로움이 듬뿍 담긴 장전리 이끼계곡은 막바지 녹색을 토해내며 가는 여름을 아쉬워 하고, 가을은 새하얀 메밀꽃 향기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태풍이 지나간 지난 주말,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는 평창으로 색깔여행을 다녀왔다.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 녹색-장전리 이끼계곡 가는 여름이 아쉬워~
여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색은 녹색이다. 짙은 숲의 녹음도 그렇고 그 녹음을 듬뿍 머금은 계곡이나 강도 푸르다 못해 녹색이다. 그래서 장전리 이끼계곡은 여름색의 종결자다.

진부IC에서 나와 59번 국도를 타고 가다 정선과 경계에 장전계곡 진입로가 있다. 장전계곡에서 오대천으로 쏟아내는 물줄기가 거침없다. 장엄하기까지 하다. 태풍이 지나면서 뿌린 빗물이 세차게 흘러내린다.


진입로를 지나 거슬러가면서 물줄기는 더욱 거세진다. 어찌나 계곡물이 맑은지 고인 소마다 초록빛으로 녹색빛으로 투명하게 빛난다. 계곡가의 숲 아래서는 물이 뿜어내는 찬 기운만으로 서늘하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 찬 기운에 금세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3㎞ 가량을 오르니 계곡은 두갈래로 나뉜다. 직진하면 대궐터가 나오고 오른쪽 길은 암자골로 향한다. 대궐터란 이름은 옛날 맥국의 가리왕이 예국의 공격을 피해 그곳에 대궐을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 이끼계곡이 그 자락에 있다.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물줄기를 따라 주변 바위가 온통 이끼로 가득 차 녹색물결을 이루고 있다. 맑은 날도 숲이 우거져 어두컴컴하고, 늘 습하기 때문에 계곡을 타고 물감을 뿌린 듯 이끼 천지다.


수량도 늘면서 이끼바위 사이사이로 폭포를 이뤘다. 계곡 한 켠에선 초록을 머금은 나뭇잎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손에 닿으면 금방이라도 초록물이 배어들 것 같은 느낌이다. 감탄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7년여전 처음 찾았을때의 감동이 새록새록 뇌세포를 타고 되살아났다. 사람의 발길이 덜 닿은 이끼계곡은 태고적 신비로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온통 이끼로 뒤덮인 청량한 계곡은 그동안 몰려든 사진가들과 피서객들로 훼손됐다.


이끼가 훼손되자 사람들의 출입도 차츰 뜸해졌다. 그러는 사이 이끼는 예전만 못하지만 다시 성성하게 자라 녹색의 신비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이끼계곡은 아직도 한여름속 정취가 물씬 풍긴다.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다시는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 하얀-메밀향기 가득 품은 가을이 성큼~
봉평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다. 막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가을을 부르는 색이 있다. 순백의 메밀꽃이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엔 화사한 자태로 유혹하는 메밀꽃 구경이 제격이다.


메밀꽃을 우리에게 선사한 이는 소설가 이효석(1907~1942)이다. 1936년 '조광'10월호에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발표된 이후 초가을이면 사람들은 강원도 어느 산골을 떠올린다. 이 소설로 인해 평창군 봉평면은 메밀꽃의 고장이 되어버렸다.


'메밀꽃 필 무렵'은 장을 찾아 떠도는 장돌뱅이들의 애환과 젊은 날의 풋사랑을 아늑한 산골 정취와 함께 녹여 낸 한국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어른들은 봉평의 하얀 들녘에서 소설속 표현을 떠올리고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꽃의 생김새를 보고 '팝콘을 닮았다'며 저마다의 느낌을 기억에 담는다.


메밀꽃은 소설 속에서 묘사된 것처럼 밤에 볼때 한 층 신비롭다. 보름달이 휘엉청 밝게 떠오른 지난 주말, 달빛을 받은 메밀꽃이 밤하늘에서 한 소쿠리쯤 딴 별을 좌악~뿌려 놓은 듯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다. 꼭 달밤이 아니더라도 하얀 융단처럼 펼쳐진 메밀꽃 군락은 정신을 흐릿하게 만드는 몽롱한 정취를 풍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봉평에는 소설의 무대가 됐던 현장들이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다. 봉평면소재지에서 이효석의 생가로 방향을 잡으면 우선 가산문학공원이 반긴다. 공원에 세워진 이효석 동상 뒤로 충주집이 보인다. 장돌뱅이들이 술추렴을 하던 주막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충주집은 실제로 이효석이 학창시절에 도시락을 맡겨놓았다가 점심을 먹곤 했던 곳이다.


흥정천을 지나 남안교를 건너면 물레방앗간이 있다 .소설에서 성서방네 처녀와 허생원이 하룻밤 짧은 사랑을 나눈 그곳이다. 방앗간에는 손으로 돌리던 재래식 탈곡기와 먼지가 내려앉은 방아가 여행객을 맞는다. 방앗간 앞에 서면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모두 메밀밭이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메밀꽃밭에 들었지만 새하얀 눈부심에 걸음이 느려진다. 소설속 주인공들이 걸었을 법한 그 메밀밭 사이를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소설 속 등장인물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메밀밭 가운데는 지붕을 얹은 원두막도 들어서있다. 메밀밭 산책로를 걷다보면 마음속까지 메밀꽃향기에 취하게 된다.


해마다 초가을에는 봉평에서 메밀꽃축제인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올해는 오는7일~16일까지 열흘간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개최된다. 메밀꽃밭을 따라 걷는 문학체험과 흥정천에서 섶다리를 건너며 옛 추억에 빠져들게 한다.


평창=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봉평 메밀꽃을 보려면 강릉방향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면온IC를 나와 봉평면으로 가면 된다. 장전리 이끼계곡은 진부IC를 나와 진부면소재지를 지나 오대천, 막동계곡을 거쳐 장전계곡 입구까지 간다. 이끼계곡은 훼손만 되지 않는다면 한여름 보다는 덜하지만 녹색의 이끼를 감상할 수 있다.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먹거리=메밀의 고장답게 메밀음식을 맛나게 하는 집들이 많다. 그중 봉평면에 있는 미가연(033-335-8805-6)이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주인장인 오봉순 사장(사진)은 메밀싹 육회비빔국수, 메밀싹 육회, 메밀싹 비빔밥 등 메밀싹을 이용한 음식 특허를 3가지나 가지고 있다. 이대팔메밀국수와 메밀싹 묵무침도 일품이다. 고향막국수(033-336-1211)와 풀내음(033-336-0037) 등도 맛깔스럽게 한다. 곤드레나물밥은 가벼슬(033-336-0609)이 알려져 있다.



가는 여름이 우는구나 하얗게, 오는 가을이 웃는구나 하얗게 팔석정

△볼거리=평창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너무 유명한 대관령 양떼목장을 비롯해 삼양목장, 전나무숲길이 아름다운 월정사~상원사 천년의 숲길, 허브나라농원, 방아다리 약수, 자생식물원, 팔석정, 웰컴투 동막골 촬영장, 휘닉스파크, 용평리조트 등이 수없이 많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백룡동굴 탐험과 칠족령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등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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