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6분기째 영업적자 매매비중 45% 최고
STX STX팬오션 조선업 전망 불투명 매도량 늘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가 대폭 늘어나면서 추가 하락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매도란 향후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판다는 뜻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최근 10일간 공매도 거래 상위 기업 가운데 현대상선이 가장 많은 공매도 매매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현대상선은 모두 167만9920주가 거래됐는데 이 가운데 공매도량은 75만2900주로 공매도 매매비중은 44.81%에 달한다. 주식거래에 참여한 투자자 절반 가까이가 현대상선의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주식 매수에 따른 위험회피를 위해 공매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같은 기간 현대상선은 주가가 4.51% 하락하며 강한 매수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은 2분기 12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상반기 동안 325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었다. 2분기 영업손실은 전년동기의 460억원 적자보다 171%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근거로 유럽경기 침체로 인해 하반기에도 조선 업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STX와 STX팬오션, STX엔진도 이와 마찬가지 이유로 공매도가 늘고 있다.
STX는 최근 10일간 공매도 매매비중이 22.29%에 달한다. 7월 평균 공매도 매매비중이 9.79%에 그쳤던 것에 비해 최근 들어서 더욱 급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STX팬오션과 STX엔진도 최근 10일 공매도가 전체 거래 가운데 각각 15.00%, 14.90%나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STX는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을 맺고 1조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주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건설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공매도 매매비중이 10%가 넘는다. 최근 10일간 거래된 628만980주가 가운데 105만1400주가 공매도로 비중이 16.74%를 기록했다.
중동 등 대규모 해외 수주로 인해 상반기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적 부진이 공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부문 대표주인 신세계도 실적 하락으로 인해 공매도가 늘어나고 있는 경우다. 신세계의 최근 10일 공매도 매매비중은 14.04%를 기록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되면서 신세계는 4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급등 이후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면서 공매도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시장 하락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