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극심한 불황으로 잘 나가던 아웃도어업체의 매출도 빨간 불이 켜졌다. 백화점 전체 매출을 견인하던 신장률은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톱 브랜드와 중견 브랜드들의 매출 희비도 엇갈렸다. 이에 따라 전체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순위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국내 A 백화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노스페이스 매출이 전체 1위로 나타났다. 이어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K2, 컬럼비아 순으로 조사됐다.
신장률은 크게 뒤집어졌다. 코오롱스포츠와 밀레가 누적 기준 각각 26%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컬럼비아가 22%, 노스페이스 20%, 블랙야크 17%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웃도어 3위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던 유력업체 K2가 블랙야크에 밀려 신장률이 2% 수준에 그쳐 이례적이다.
K2는 전년 동기 신장률이 27%를 기록했었다. 아웃도어 및 유통업계는 K2의 침체 원인으로 K2코리아의 마케팅 전략을 꼽았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K2코리아가 아이더 쪽으로 마케팅을 상당히 강화하면서 원브랜드인 K2에 상대적으로 힘이 많이 빠졌다”면서 “아웃도어 행사를 할 때도 K2가 매출이 많이 빠지고 실적이 좋지 않다. 다만 아이더의 신장률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B백화점업체에서는 지난해 10위권 내에서 찾아볼 수 없던 블랙야크가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에서 운영 중인 마운틴하드웨어를 제치고 단숨에 6위로 진입했다.
반면 K2코리아에서 적극 밀고 있는 아이더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10위에 머물러 순위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C 백화점에서의 신장률에서도 K2의 약세는 두드러졌다. 경쟁사인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가 각각 123%, 22%, 32%의 신장세를 보인 것에 비해 K2는 15% 선에 그쳤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특히 이름 때문에 해외진출이 막혀 있는 K2코리아는 아이더를 키우고 있는데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은 많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K2코리아 관계자는 "단지 K2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위 브랜드들의 현재 매출이 상당히 안좋다"면서 "불황의 영향으로 톱 브랜드들의 신장률이 정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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