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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박두진의 '묘지송(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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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망이래도 금잔디 기름진데 동그만 무덤들 외롭지 않어이./무덤 속 어둠에 하이얀 촉루가 빛나리. 향기로운 주검의 내도 풍기리./살아서 살던 주검 죽었으매 이내 안 서럽고, (…)

[아, 저詩]박두진의 '묘지송(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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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알던 C일보의 그 선배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듣는다. 과묵하여 시끄러운 모임 한가운데서도 부처처럼 앉아 있던 사람, 선배였지만 나이는 동갑이었던 그는 어느새 눈을 감았고, 나는 그 이후에도 길게 살아남아 그를 기억해내고 있다. 삶과 죽음을 정하는 자는 누구인가. 그와 나의 이런, 삶의 스케줄을 잡은 이는 누구인가. 이렇게 그는 데려가고 나는 남긴 이유는 무엇인가. 북망은 중국 허난성 뤄양시 북쪽에 있는 작은 산 이름이라고 한다. 주나라, 후한, 서진, 북위, 후당의 도읍지였던 뤄양. 그 북쪽에 있는 북망산에는 제왕과 명사들이 많이 묻혔기에, 죽으면 가는 곳의 대명사가 되었다. 박두진은 무덤에 대해 지니는 통념을 깨고, 평온하고 향기로운 주검의 풍경으로 그려낸다. 사실 나도 이런 느낌, 알고 있다. 고향 경주의 옛 무덤들 사이에 가만히 누워보면, 느낌이 얼마나 평화롭고 고즈넉한지, 졸음이 절로 온다는 것. 죽음이 오래될수록, 기억들은 향긋해지고 슬픔은 잠들며 무덤은 친구처럼 다가온다는 것.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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