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상관없는 자본력 튼튼한 기업들 잇따라 시장 진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해운회사ㆍ휴대전화 결제업체ㆍ타일제작업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바로 커피전문점의 모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대형화되면서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한창이다.
커피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들 기업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거나 건물 1~2층을 통째로 쓰는 등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론칭해 전지현 커피로 유명해진 '카페 드롭탑(DROPTOP)'은 모기업이자 대주주가 다도해운이다. 다도해운은 1998년 설립된 해양매립공사 전문업체.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해저수심 100m에 이르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건설재료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정부 주관의 대형 프로젝트였던 부산신항, 광양신항, 울산신항 등 대형 신항만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다도해운은 새로운 젊은 사업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다도글로벌을 세우고 이 기업 내에서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론칭했다. 현재 드롭탑은 전국에 매장 43개를 운영하고 있다.
드롭탑 관계자는 "사실 모기업이 식품업과 전혀 관계가 없어서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이었지만 지난 5월 모기업이 다도해운이라는 것을 점주들에게 공개한 이후부터 가맹 계약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든든하고 안정된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가 대주주로 있다는 게 신뢰를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배우 신세경을 내세워 홍대, 강남 논현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달콤커피'의 모기업 역시 커피사업과는 관계없는 휴대전화 결제업체 다날의 다날엔터테인먼트다. 지난 1월 설립한 다날엔터테인먼트는 음악서비스와 스타 콘텐츠를 결합한 디지털 콘텐츠 전문회사로 신개념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해 커피업계에 발을 들였다. 자사의 온라인 음악서비스 '달뮤직'과 연계해 달콤커피를 '커피와 음악' 콘셉트 매장의 음악 카페로 꾸며 타커피점과의 차별화를 꾀한 게 특징이다.
올 상반기 매물로 나온 커피전문점 '주커피(ZOO COFFEE)'를 인수한 곳은 다름 아닌 태영세라믹이다. 태영세라믹은 타일 제작업체로 올해 자회사 태영F&B를 세워 지난 6월 14일 커피전문점 주커피를 인수했다. 주커피는 도심 속 동물원 콘셉트의 토종커피점으로 현재 9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영F&B 관계자는 "태영세라믹이 커피사업과는 무관한 분야이긴 하지만 커피 프랜차이즈에 있어서 긍정적인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주커피 구법인에서는 가맹점 모집 외에 따로 홍보활동 등을 펴지 않았다. 그만큼 자금력, 인력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향후 KBS 드라마 '차칸남자'에 PPL을 넣는 등 주커피를 전국에 알리는 데 힘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디초콜릿커피는 인터파크의 계열사 인터파크HM에서 운영하는 등 대형 커피전문점들의 뒤에는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규모의 모기업들이 받쳐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카페의 분위기나 다양한 메뉴, 이미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커피전문점을 선택하지만 예비 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튼튼한 모기업을 보고 선택한다"면서 "좀 더 본사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기존의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장운영을 뒷받침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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