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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와 재정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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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연일 제기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을 비롯한 시장의 반응은,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달 31일 장마감을 기준으로 1만3090.84, S&P500 지수는 1406.58을 기록했다. 새로운 대불황(Great Depression)의 시한폭탄이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내년 1월 1일 시작될 재정절벽에 대해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인류의 역사가 올해 12월 21일 끝난다는 마야인들의 예언까지 거론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재정절벽이 시행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내년으로 예정된 세금 감면조치 해제 및 재정지출 삭감 조치, 이른바 재정절벽이 발생할 경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BO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 만들었던 세금 감면 제도가 중단될 경우 미국민들의 조세 부담이 급격이 늘어나게 되며, 미국 정부가 재정균형을 이뤄내기 위한 재정지출 축소가 동시에 시행될 경우 2013년에 미국 경제는 -0.5% 성장을 거두고, 실업률은 현재의 8.3%에서 9.1% 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경기가 이렇게 부진할 경우 그동안 미약한 회복세를 보여왔던 미국 경제는 다시 투자부진에 빠지게 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시한폭탄이 폭파시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도, 주가가 오르는 원인에 대해 CNBC는 "투자자들이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미국 정치권이 일이 터지지 전에 해법을 내놓을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해야 할 미국 정치권이 지난해 부채 상한선 문제로 극한의 대립과정을 보였던 점을 거론하면서, 재정절벽 문제는 '가능성' 이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주식 투자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튼은 "일부 사람들은 (재정절벽 문제와 관련해) 매우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만, 경험상으로 보면 미국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제때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부채 상한선을 두고 미국 의회가 대치했던 10일간 주식시장은 10% 떨어졌던 점"을 들었다.


재정절벽 문제에 대해 낙관론을 제기하는 사람들 조차도 선거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세감면 문제와 관련해 중산층의 조세 부담을 줄이는 반면 부자들의 경우에는 증세(개인소득 20만달러, 부부 합산 소득 25만달러 대상)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세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각각이 지향하는 정치 지향점이 세금 감면 조치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 및 의회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먼저 상대방에게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문제에 대한 해결 논의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시점은 선거 이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면에서 보면 선거 결과가 재정절벽 문제의 해결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하고, 공화당이 미국 의회 상하 양원 또는 어느 한쪽을 장악할 경우, 사태 전개는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 물론 양당은 재정문제에 대해 쉽게 타협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지와의 30일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더 이상 공화당과는 재선이라는 갈등 요인이 없기 때문에 보다 협력적"이 될 것이라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9월 3일 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재선 될 경우 자신의 의제를 보다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와 공화당간의 갈등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정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극적인 타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반면, 극한의 대립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체로 선거결과는 미국 정치권의 재정절벽 문제에 있어서 3가지 변수가 될 것이다.
첫째, 대통령 선거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정책의 향방을 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둘째 현직이 재선에 성공할 것인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 것인지는 재정절벽 문제의 해결 시점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시장에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롬니가 대통령이 될 경우에는 재정절벽이 발생한 뒤에 대통령이 될 수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의회를 누가 지배하는가의 문제다. 대통령 선거 승자와 양원을 같은 정당이 확보할 경우에는 각 당이 추구하는 개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서로 다른 경우(또는 상하 양원중의 어느 하나라도 다른 정당인 경우)에는 매우 복잡한 정치적 거래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벼랑끝 전술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재정절벽에 대한 극적인 타협이 설령 성사 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경우 부실한 재정은 새로운 문제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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