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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은 햇살론이 외면받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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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금리, 새희망홀씨 보다 2~4%p 낮아..실적은 정반대

정부, 이달 중 햇살론 홍보 강화 나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가 내놓은 서민금융대출상품 가운데 햇살론만 실적이 현저히 줄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햇살론 판매실적은 18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00억원 보다 감소했다. 햇살론과 함께 3대 서민대출상품으로 꼽히는 새희망홀씨는 4891억원에서 8836억원으로 늘었으며 미소금융은 1460억원에서 1324억원으로 줄었지만 의미를 둘 정도는 아니다.


바꿔드림론 역시 1956억원에서 3336억원으로 증가했다.

햇살론은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에서 취급하는 소액대출상품으로,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면서 연소득 2900만원 이하인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부업체와 비교할 때 금리가 9~11%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는 새희망홀씨 금리인 11~14% 보다도 2~4%p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서민금융 우대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햇살론의 실적 감소는 다소 의아할 수밖에 없다. 새희망홀씨의 경우 지난해 목표액을 1조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늘린데 이어 올 들어서는 1조5000억원으로 또 다시 확대하기로 해 햇살론과 대조를 보였다.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서는 햇살론 판매 부진에 대해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취급기관인 은행이 100% 보증하지만 햇살론은 올 상반기까지 정부가 85%를 보증했다. 연체에 따른 부실이 나타날 경우 은행은 자체 자금으로 부실을 메워야 하지만 햇살론은 정부에서 85%를 보전해준다는 얘기다.


대출업무와 채권 추심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금융기관이 대출업무를 꺼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의 조직체계도 실적에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슷한 구조의 새희망홀씨 대출상품이 1금융권인 은행에서 판매되는 것과 달리 햇살론은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단위농협, 신용협동조합 등 2금융권이 주요 창구다.


시중은행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확실한 상명하달 체계를 갖춘 반면, 2금융권은 각 점포의 역량에 의존하는 게 더 강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은행은 중앙집권적인 형태, 저축은행이나 단위 농협 등은 분권돼 있어 상품 판매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상반기 햇살론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는 지난달 햇살론 정부보증비율을 85%에서 95%로 높이는 내용의 햇살론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정부보증비율을 높임으로써 금융기관의 연체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였다. 덕분에 지난달 들어 햇살론 판매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홍보 강화에도 직접 나서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실적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지만 우선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추석연휴 전까지 관련금융기관 점포에 햇살론 관련 대형 현수막을 제작해 내걸고 각 창구에도 햇살론 안내 책자를 비치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햇살론의 존재 조차 모르는 고객이 많다"면서 "새로운 수요 발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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