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박주영이 마침내 아스널을 떠나 새 둥지를 찾는 듯 하다. 행선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올 시즌 승격팀 셀타 비고다.
스페인 지역 언론 '노티시아스 셀타닷컴', '파로데비고' 등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현재 박주영이 런던을 떠나 스페인 비고로 이동 중이며, 곧바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이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 역시 스페인 일간지 ABC를 통해 "레알 베티스 공격수 조나단 페레이라와 아스널 공격수 박주영으로 공격진의 무게를 더할 계획"이라며 박주영의 영입이 임박했음을 밝혔다.
여러 정황도 박주영의 스페인행에 대한 무게를 싣고 있다. 박주영이 이날 대형 여행 가방 2개와 함께 아스널 훈련장을 떠난 모습이 영국 취재진에 의해 목격된 것이다. 이와 함께 스페인 언론은 일제히 셀타 비고가 박주영을 100만 유로(약 14억 원)에 1년 임대 영입한다고 보도했다. 활약 여부에 따른 완전 이적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셀타 비고는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줄곧 박주영에게 구애를 보냈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아스널은 박주영의 이적료를 400만 파운드(약 72억 원)로 못 박았었다. 셀타 비고로선 벅찬 금액이었다. 6시즌 만에 1부 리그로 승격된 팀으로서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했기 때문. 이에 박주영 영입도 좌절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박주영 영입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던 풀럼이 이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영입하고, 선수 본인 역시 셀타 비고행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상황이 급변했다. 이적 시장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스널도 이미 '전력 외 선수'가 된 박주영을 붙잡아 둘 이유는 없었다. 이에 기존 태도를 바꿔 그의 임대 이적을 허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셀타 비고는 지난 시즌 스페인 2부 리그 2위를 차지, 2006-2007시즌 강등 이후 6시즌 만에 프리메라리가(1부 리그)로 돌아온 팀. 그만큼 전력도 약하다. 개막 후 두 경기에서 한 골 밖에 넣지 못할 만큼 공격력이 빈약하다. 박주영 영입에 힘을 쏟은 이유다. 에레라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박주영은 패싱 게임과 함께 골을 마무리 짓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높이 평가했던 바 있다.
박주영이 셀타 비고에 합류하게 되면 이천수, 이호진에 이어 한국선수로선 세 번째로 스페인 무대를 밟게 된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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