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동국과 박주영은 전혀 다른 특징과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현대 축구는 투톱보다 원톱을 세운 뒤, 2선 등 배후에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간다. 훈련을 통해 두 선수 공존에 대한 해법을 충분히 찾겠다.”
박주영(아스널)이 9월 11일(한국 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원정경기에 나설 A 대표팀 23명에 포함됐다. 지난 2월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최종전(2-1 승) 이후 6개월 만의 대표팀 재승선이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아스널 이적 후 팀 내 주전경쟁에서 밀린 데 이어, 병역 연기 논란까지 휩싸이며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과 스페인, 잠비아 등과의 평가전에서도 배제됐었다.
반전의 계기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012 런던올림픽이었다. 홍명보호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조별리그 스위스전(2-1 승),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2-0 승)에서 잇따라 골을 뽑아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주역이 됐다. 병역 혜택까지 얻으며 그동안의 논란에서도 벗어났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선발 배경에 대해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들에게 자신감, 자부심, 책임감, 희생 등을 강조한다. 박주영도 그런 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특별한 선발 배경은 따로 없다”라며 기존의 병역 논란, 이적을 둘러싼 불안한 거취 등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넌지시 밝혔다.
박주영의 전술적 활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날 최 감독은 박주영을 공격수(FW)가 아닌 미드필더(MF)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최 감독은 “현 대표팀 스트라이커 자원은 박주영을 비롯해 김신욱, 이근호(이상 울산), 이동국(전북) 정도”라고 지적한 뒤 “우즈벡전을 어떻게 전술적으로 준비할지 고민하고 있다. 4-4-2과 4-2-3-1 중 어떤 포메이션을 택할지, 나아가 미드필드 운영 등을 어떻게 할지에 따라 선수 구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술 선택에 따라 박주영의 포지션이 다양하게 이동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이는 이동국과의 공존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동국-박주영 공격 조합은 줄곧 양날의 검으로 불려왔다. 현재 한국 축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톱이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둘의 전혀 다른 플레이 스타일 탓에 불협화음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최 감독의 고민도 비슷했다. 그는 “본프레레 감독 시절 둘이 함께 뛰었고, 2월 쿠웨이트전에서도 90분 같이 뛰었다. 경기는 이겼지만 그렇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두 선수가 전혀 다른 특징과 장점을 갖고 있고, 현대 축구는 투톱보다 원톱을 세운 뒤, 2선 등 배후에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간다”라며 “전술적 면에서 투톱은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는 등 공격적으로 얻을 게 많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전체 수비 밸런스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경기는 예전처럼 이틀 훈련하고 치르는 게 아니라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다. 충분한 훈련과 고민을 통해 선수 활용법을 구상할 예정이다. 현재의 몸상태나 상대 전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두 선수 공존에 대한 해법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박주영-이동국 조합의 황금 비율을 얻고자 하려는 그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었다.
한편 대표팀은 3일 파주NFC에 소집돼 다음 날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다. 이청용(볼턴), 기성용(스완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해외파는 유럽 현지에서 곧바로 합류할 계획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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